수소사회, 어디까지 왔니?
  • 모용복기자
수소사회, 어디까지 왔니?
  • 모용복기자
  • 승인 201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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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용복의 세상풍경

물은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
고대사회 치수사업서부터
현대 들어 동력원 개발까지
인류는 물과 함께 발전해와
 
화석연료 머잖아 고갈 전망
전세계 수소사회 전환 각축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
 
韓 수소경제 전환에 소극적
정권 입맛따라 정책 바뀌고
정치권 정쟁도구 이용 혈안
수소사회는 한국에 새 세상
정부 총력 지원해 견인해야

[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만물이 생겨나고 자라는 것은 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인류 역사를 한 마디로 말하면 ‘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가 수렵과 채집생활로부터 농경의 시작과 함께 정착생활을 하게 됐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물이었다. 그래서 고대 문명은 모두 하천유역에서 비롯되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은 바닷물·강물·지하수·빗물·안개·수증기 등 형태로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하며 지구의 70%를 차지한다. 우리 몸의 7할도 물로 이뤄져 있으며 인체 내 물질대사 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을 용해해 체외로 배출시키고 체내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등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물이 없이는 인간은 잠시도 살아갈 수가 없다.
이렇듯 물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유일무이한 요소이면서도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물질이기에 예로부터 물을 이용해 생활을 윤택하게 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끊임없이 있어왔다. 고대의 농업용수 활용을 위한 치수사업에서부터 현대의 물을 이용한 동력원(動力原) 개발에 이르기까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마침내 수소사회로 가는 물길을 열기에 이르렀다.
최근 중국의 한 자동차 회사가 물을 한 번만 공급하면 500㎞를 주행하는 자동차를 개발했다고 발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허난(河南)성 난양(南陽)시에 있는 칭녠(靑年)자동차는 한 번의 물공급으로 500㎞를 가능 자동차를 개발했으며 주행실험에도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과 알루미늄 분말을 섞은 혼합물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수소를 생산함으로써 이 때 생산된 수소 동력을 이용해 자동차의 엔진을 가동시킨다는 원리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부터 후베이(湖北)공대와 수소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난양시도 이 프로젝트에 40억 위안(7000억 원)을 투자해 이번에 시제품 완성을 보게 된 것이다.
만약 이 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천지개벽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의 말처럼 휘발유를 사러 중동에 갈 필요가 없는 것은 물론이요 환경분야에서도 일대 혁신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수소차는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 완전한 친환경 무공해 차로서 인류가 지향해야 할 궁극의 친환경 자동차이다.

수소는 물(水)과 소(素)의 합성어로서 ‘물의 바탕’이란 의미를 지닌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가벼운 원소로 색깔도 맛도 냄새도 나지 않는다. 자연상태 기체로는 지구에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탄소와 결합한 탄화수소나 유기화합물, 산소와 결합한 물로 존재한다. 따라서 수소를 얻으려면 탄화수소를 열분해하거나 제철소에서 코크스로 가스에 고온고압의 수증기를 뿌려 분리시키는 방법(포스코는 이 때 생산된 수소를 자체 에너지원으로 사용함), 그리고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얻는 방법이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수소 혁명’이란 저서에서 “수소의 등장으로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는 탄소시대가 종말을 고할 것이며 이는 기존의 경제, 정치,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또 하나의 혁명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러한 거대한 물결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 되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화석연료에서 수소사회로의 대전환을 위한 각축전에 뛰어들고 있다.
화석연료의 절대적인 대명사인 석유는 일부 국가가 독점해 에너지 권력을 마구 휘두르고 있지만 수소는 지구상 어디에나 있는 물로 쉽게 만들 수 있어 더 이상 에너지를 무기화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수소 에너지가 상용화 되면 전 세계 모든 나라, 모든 국민들이 값싼 에너지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아직 화석연료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머잖은 장래에 화석연료가 종말을 고할 날이 도래할 것이며, 세계 각국은 그 이후를 내다보며 새로운 에너지원인 수소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바 있는 일본은 2017년 4월 아베 신조 총리가 수소사회 진입을 선언하고 수소전기차 보급에 본격 나섰으며,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이미 수 년 전에 수소연료전지개발과 수소전기차 양산을 시작했다.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버스, 트럭 등 대형차 위주의 수소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가 수소경제 선점을 위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는 있는 이때에 우리는 아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참여정부가 2005년을 수소경제의 원년으로 삼고 수소경제 조기구현을 위한 로드맵을 세웠지만 정권이 몇 번 바뀌는 과정에서 수소경제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지난해 현재 수소전기차 보급대수가 900여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지난 10여 년 동안 수소경제를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수소사회로의 이행은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최선의 지향점이다. 수 십 년 안에 화석연료 고갈이 이미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수소 이외에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최근 들어 우리 일상의 삶을 흔들어 놓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인공 또한 가장 순수한 청정에너지인 수소로 꼽힌다.
에너지는 미래에 경제, 안보 등 전 분야에 걸쳐 국가의 존망(存亡)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정책을 뒤집거나 정치권 또한 정쟁(政爭)도구로 활용해서는 결코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석하고 상대를 옥죄는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세계가 발 빠르게 수소사회로의 전환에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이 때에 우리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세상물정 모르고 옥신각신 다투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다른 선진국들처럼 정부가 직접 나서 수소에너지 개발 로드맵을 설계하고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정치권도 국익 차원에서 에너지 문제만큼은 논쟁거리로 삼지 말고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이 수소사회 전환을 선언하고 수소를 통한 에너지 자급률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된다. 에너지 자급률이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속하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수소사회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며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 확실하다. 그 세상으로 향하는 도상(途上)에 지금 우리는 서 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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