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이미 김해신공항 확장으로 결론난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의 억지주장으로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여권 소속의 부울경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정권의 지지를 믿고 다른 지역은 아랑곳없이 타당성 없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밀어붙이면서 지역간 심각한 민심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거돈 부산시장, 김석진 울산시행정부시장, 허성곤 김해시장 등 PK 단체장들과 민주당 부산, 울산, 경남지역 의원 등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합동으로 국회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김해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의 자체 검증결과 발표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할 것을 정부측에 요구했다.
이들은 또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보고서를 전달하고 당 차원에서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지역간 갈등을 의식해 즉답을 피하자 동남권 관문한 문제가 지역간 갈등 문제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또한 국토부가 아닌 국무총리실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도 했다. 부울경 단체장들이 소속 중앙당을 찾아 원내대표를 압박한데 이어 김해신공항을 고수하던 국토부마저 배제하고 총리실에서 신공항 문제를 결정하라고 압박하고 나선 것은 이만저만한 횡포가 아니다.

신공항 갈등이 지역갈등 문제가 아니란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TK와 PK 지자체와 정치권이 합세해 각각 영남권 신공항 유치전으로 맞붙으면서 심각한 국론분열과 지역갈등을 초래했다. 상황이 극으로 치닫자 정부는 타당성 조사를 통해 경제성이 없는 가덕도 신공항 계획을 백지화 하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을 국책사업으로 확정했다. 그런데 이제 3년이 돼가는 점에서 또다시 신공항 문제를 들고나와 정부와 정치권을 벌집 쑤셔놓듯 하면서 지역갈등 문제라 아니라고 하는 것은 이들이 TK는 아예 안중에 없다는 후안무치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럴 리 없겠지만 만에 하나 부울경의 뜻대로 동남권 관문항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뒤집어 진다면 지역간 갈등은 상상을 초월할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론분열로 인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은 말할 것도 없고 문재인 정권 최대의 아킬레스건이 되어 발목을 잡을 것이 틀림없다. 부울경 단체장들이 이러한 점을 생각한다면 소탐대실의 가덕도 행보를 지금 당장 멈추는 게 옳다. 정부와 정치권도 지역 이기주의에 편승해 천신만고 끝에 결정난 동남권 신공항을 두고 화약고에 다시 불을 지피는 행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김해신공항 확장이 백지화 되고 가덕도가 동남권 신공항으로 결정날 경우 TK의 숙원사업인 통합대구공항은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가뜩이나 ‘TK 패싱’으로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대구·경북민들의 성난 민심을 과연 감당해 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