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조업정지 10일’ 현실성 있나
  • 김우섭기자
포항제철소 ‘조업정지 10일’ 현실성 있나
  • 김우섭기자
  • 승인 201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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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행정처분 조치 놓고 적절성 여부 논쟁
철강업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과한 조치” 반발
기간산업 엄청난 손실 초래… 회의적 시각 지배적

[경북도민일보 = 김우섭기자] 환경단체의 고발로 촉발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2고로 ‘블리더(Bleeder·안전밸브) 개방에 따른 오염 물질 무단배출 행위’에 대한 경북도의 행정처분을 놓고 적절성 여부 논쟁이 뜨겁다.
 철강업계에선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과한 조치라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환경단체는 이참에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처분조치가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100년이 넘는 세계 고로 역사에서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외국의 제철소들도 동일한 방식으로 휴풍하며, 블리더를 개방하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대기오염으로 문제 삼으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염물질 배출량에 대한 논란도 나온다. 철강업계에서는 “1시간씩 블리더를 열면 초반에 일산화탄소, 일산화질소, 분진 등이 배출되는데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 때문에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배출 가스의 정확한 성분과 농도에 대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제철기술로는 안전밸브를 사용하지 않고 고로를 가동할 방법이 없다”면서 “전 세계 철강사들도 비슷한 절차로 블리더 안전밸브를 열고 있으며, 현재까지 대체 기술은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업계 측의 주장이다.

 경북도와 전남도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2고로에 대해 조업정지 10일을 사전 통지하고 의견서 제출이나 청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충남도는 지난달 3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확정 통지한 바 있다.
 고로는 1년 내내 내부 온도를 1500도 이상으로 유지해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다. 고로가 5일 이상 가동되지 않고 멈추면 쇳물이 굳어져 복구 작업에만 3개월 이상이 걸린다. 연간 400만t의 쇳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당진 2고로가 3개월 이상 멈춰 서면 보수 비용을 빼고 순수 매출 손실만 8000억원이 넘는 등 엄청난 손해를 입히게 된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에는 방지 시설을 거치지 않고 오염 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공기 조절 장치를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 시도지사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를 두도록 했다. 환경단체는 철강업체들이 이런 예외 규정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1월 ‘급박한 위험’, ‘불가피한 경우’와 같은 비상사태 요건을 넣어 산안법 개정안을 공포(내년 1월 시행)했다. 하지만 경영계는 요건의 의미가 모호하고 근로감독관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아 현실성 없는 산안법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국가 기간산업이자 엄청난 손실을 초래하는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에 대해 현실성 없는 회의적인 조치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가뜩이나 세계적인 철강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에게 너무 가혹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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