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봉, 논란의 쟁점에 마침표 찍어야
  • 이진수기자
김원봉, 논란의 쟁점에 마침표 찍어야
  • 이진수기자
  • 승인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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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독립에 좌·우 없다
숱한 사회주의 독립투사들
역사의 어둠속에 묻혀있어
독립에 무임승차한 기득권층
이들의 항일투쟁 폄훼에 집중
이제는 정당한 평가 받아야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약산 김원봉(1898∼1958)이 논란의 쟁점에 있다. 이미 숨진지 60여년 된 김원봉이 제64회 현충일인 지난 6일 우리 역사에 나타났다.
한국 현대사에 김원봉 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역정을 살아온 이도 드물다.
그에 대한 진보·보수의 거센 논란이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현충일 추념식에서 김원봉을 역사 앞으로 불러냈다.
문 대통령은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며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했다.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조직해 국내 일제 수탈 기관 파괴와 요인암살 등 무정부주의 투쟁을 전개하다 1942년 광복군 부사령관에 취임했으며, 1944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 및 군무부장을 지냈다. 일제는 그에게 백범 김구 선생보다 더 많은 현상금을 걸은 것을 보면 그의 독립투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있다.
하지만 해방후 그는 친일경찰로 악명높았던 노덕술에게 고문을 받는 등 남한에 정착하기 힘든 존재가 됐다.
당시 김원봉은 “독립운동을 위해 한평생을 바쳤건만 해방된 조국에서 받은 것은 친일경찰의 모진 고문이었다”며 통탄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그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핏붙이라고 하면 큰 화를 당할 것이니 입밖에 내지 말라고 했다. 친일 세력은 온갖 기득권을 누리는 반면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은 숱한 고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친일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우리의 슬픈 역사다.

1948년 남북 협상때 월북한 그는 그해 8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이 되는 등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했으나 6·25전쟁 이후 북에서 숙청됐다. 그는 남·북 어디에도 설 곳이 없었던 것이다.
2015년 영화‘암살’, 이듬해 영화‘밀정’등을 통해 우리에게 조금씩 다가왔다. 그리고 문 대통령이 현충일에 그를 언급하자 예상대로 자유한국당 등 보수 인사들의 거센 반발이 쏟아졌다.
한국당은 “6·25 전쟁에서 세운 공훈으로 북한의 훈장까지 받은 전쟁 공로자에 헌사를 보낸 대통령이 최소한의 상식의 선 안에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진보는 그의 독립운동을, 보수 측은 북에서의 활동을 두고 논란이 가열된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무엇보다 그가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은 독립운동의 대들보였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허나 일부 보수세력은 이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대한민국의 독립에 무임승차해 오늘날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이들이 일제시대에 살았더라면 김원봉처럼 독립운동을 했을까. 의문이 간다.
3·1운동에 참여한 인물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친일로 변절했다. 친일의 민낯을 숨기기에 급급하거나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폄훼하는 것은 올바른 사회가 아니며 후손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물려줄 수없다.
이들의 공과를 나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성숙된 방향으로 가야한다.
평범한 인간의 삶에도 얼룩이 있듯이 혼란의 역사에 내로라하는 인물치고 어느 정도 영욕의 삶을 살지 않은 이가 얼마나 될까. 오히려 위대한 인물일수록 공과가 있을 수있다.
김원봉 역시 그의 독립운동과 또 사정이야 어찌됐건 월북한 것에 대해 마땅한 공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항일 무장투쟁은 오간데 없고 오로지‘빨갱이’라는 편협한 이념의 틀에만 그를 메여 놓은 것은 정당한 평가가 아니다. 독립운동에 민족주의, 사회주의, 무정부주의자들도 함께했다. 독립과 애국에 좌·우가 따로 아닌 하나였던 것이다.
이러한 통합과 단합이 해방을 앞당겼다.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우리는 낡은 보수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김원봉을 비롯한 수많은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이 역사의 어둠속이 아닌 밝은 세상으로 나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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