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달빛동맹, 대구의 옛 명칭인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의 머릿글자를 따 만든 신조어다. 대구·광주 두 도시간 우호교류와 상생협력이 얼마나 활발했으면 이 낱말이 현재 국어사전에까지 올라 있다. 대구시장은 광주에서, 광주시장은 대구에서 특강을 하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 스포츠, 예술, 자원봉사 등 각종 분야에서 우호협력을 이어오고 있어 타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두 도시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해 국토부가 도로 이름마저 ‘광주-대구 고속도로’를 ‘달빛고속도로’로 바꾸었을 정도다.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이 어려움에 처하자 이처럼 지자체들이 협력을 통해 생존전략을 펼치는 와중에 일부 지자체의 ‘독불장군’행보는 심히 우려스럽다. 이미 정부 방침에 의해 결정난 동남권 관문공항을 다시 뒤집기 위해 부산시가 벌이고 있는 행태는 도를 넘어도 한참이나 넘었다. 최근엔 자칭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을 ‘김해신공항 백지화추진기획단’으로 개편하는 등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더욱 노골화했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가 얼마나 절박한 문제인지 몰라도 타 지자체 입장은 아랑곳없이 계속해서 이러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우리만 잘 되고 보자’는 식의 지역 이기주의의 극단(極端)이 아닐 수 없다. 대구·경북 자자체와 정치권이 ‘대응이 너무 느슨하다’는 잇단 지적에도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자칫 지역간 갈등이 지방의 공멸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포항시를 비롯한 지역 경제계, 노조는 지난 10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국가 차원의 득실을 고려해 투자유치를 철회할 것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철강은 중요한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중국 기업의 국내투자가 우리 철강산업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항 뿐만 아니라 창원지역 경제계를 포함한 국내 철강업계도 이 같은 입장의 건의문을 발송하는 등 전국적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시는 지역간 갈등을 조장하고 지방공멸, 나아가 국가경제를 위기에 빠뜨리는 행보를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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