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사태로 되살아나는 사드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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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사태로 되살아나는 사드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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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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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중국이 잇따라 한국에 화웨이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이 삼성전자 등 세계적 IT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미국의 반화웨이 캠페인에 동참하면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는 지난 4일~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 세계적 IT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이같이 경고했다고 WSJ은 전했다.
발개위는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제3국 기업들에 현재대로 중국 기업에 부품 공급을 정상적으로 하면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 것이며, 중국도 지재권 보호 등에 신경을 쓰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한국에 압력을 높이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5일 국내 IT기업과 간담회를 갖고 화웨이와 관계를 청산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이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의 패권전쟁에서 샌드위치 신세에 빠진 것이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와 관련, 정부가 대책이 없다고 질타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부가 화웨이에 대해 무대책”이라며 “이쯤 되면 이 정부의 외교 전략은 그저 가만히 앉아 해결되기만 바라는 ’가만히 외교‘”라고 쏘아 붙였다.
민 대변인의 지적대로 문재인 정부는 ‘가만히 외교’ 즉, 복지부동 외교를 펼치고 있다. 그런데 그 복지부동 외교가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섣불리 한쪽 편을 들면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최고 맹방은 한국과 일본이다. 일본은 일방적으로 미국의 편에 서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자 가장 먼저 이를 따른 나라가 일본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에서 중국과 크게 얽혀있지 않다. 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반도는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중국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어느 일방의 편을 들면 그 후유증은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사태 추이를 관망하는 것이 최선이다.
미국은 영국이 ‘코어 네트워크’(데이터 이관을 총괄하는 부분)를 제외하고 화웨이의 장비를 쓸 것임을 시사하자 화웨이에 협력하면 영국과 고급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고 협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어 네트워크만 장악하면 정보 유출의 위험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영국의 입장은 차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를 건설하는데 코어 네트워크만 자국 또는 제3국의 장비를 쓰고 나머지 부분은 값싸고 성능도 좋은 화웨이 장비를 쓰겠다는 것이다.
한국 LG유플러스의 입장도 영국과 같다. 화웨이도 정보 유출이 걱정된다면 코어 네트워크 건설은 해당국에서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다.
미국이 억지를 부리고 있지만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한 우리가 중국 편에 설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일본처럼 일방적으로 미국 편을 들 수도 없다. 중국이 제2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끝까지 속내를 감추고 기다렸다 승자의 편에 서는 것이다. 야당의 지적대로 현 정부는 화웨이와 관련, 무대책인 것 같다. 그러나 때로는 무대책이 최고의 대책일 수도 있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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