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실패한 軍 용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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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실패한 軍 용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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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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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1968년 북한의 무장 공비 120명이 울진·삼척 지역에 침투해 약 2개월간 게릴라전 후 소탕됐다. 휴전 이후 최대 규모의 도발로, 침투한 무장공비 중 7명이 생포되고 113명이 사살됐다. 군·경과 예비군이 동원되어 무장공비 소탕 작전에 나서자 이들은 육로를 통해 북상을 기도하면서 갖가지 만행을 저질렀다.
무장공비 소탕 과정에서 우리 측도 민간인을 포함해 40명이 넘게 사망하고 30명이 넘게 부상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승복 일가족이 살해당한 사건도 이때 발생했다. 바로 울진·삼척 무장 공비 침투 사건이다.
최근 북한 주민 4명이 어선을 타고 NLL 남쪽 130Km를 남하해 삼척항에 정박해 주민들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어선이 아무런 제지 없이 방파제에 정박하고 북한 주민들이 육지에 올라와 우리 주민들과 대화까지 나누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할 때까지 군과 해경은 모르고 있었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철통경계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적의 기습 침투였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 같은 경계 상태라면 언제든지 50년 전의 악몽이 다시 재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다.
군은 북한 어선이 NLL을 넘어 울릉도 북방지역을 경유해 삼척항까지 200여km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계작전이 강화된 상황에서 소형 어선이 200여km를 이동하는 동안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더구나 군이 해상 및 해안 경계작전을 정상적으로 시행됐다고 하는 것에는 어처구니가 없다. 사건 초기 군과 해경이 상황을 은폐하기에 급급한 모습과 도긴개긴이다.

결국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9일 열린 ‘2019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100가지를 잘해도 한 가지 경계작전에 실패했다면 우리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면서,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보고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한다”고 언급, 사실상대북 경계임무 실패를 인정했다.
국방부장관은 그동안 GP 철수로 인한 감시 공백 우려에 대해 작전활동 및 과학화 경계시스템으로 보완한다며 경계 작전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북 어선 정박 사건으로 장비와 기술만으로는 완벽하게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해상판 ‘노크 귀순’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게 됐다.
이 지경이면 국방부장관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국방부장관에게 책임을 묻고, 대국민 사과 해야 한다.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정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맥아더 장관은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있지만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군은 국가 안보의 최후 보루다. 그 보루가 무너지면 국민의 생명이 위험해 진다. 경계에 실패한 군이 용서받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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