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문재인정부가 재검토 정권이 되어가고 있다. 4대강 보(洑) 해체에 이어 김해신공항 확장사업까지 이미 결정한 정책을 ‘재검토’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해신공항 확장사업 적정성 문제를 국무총리실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것은 한편의 코미디라 할 수 있다. 이미 2016년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김해신공항 확장사업을 수용한 상황에서 뜬금없이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부산ㆍ울산ㆍ경남(부울경) 광역단체장이 ‘총리실 재검토’ 합의문을 발표하며 뒤집었기 때문이다. 공항 확장 사업의 전문가는 국토교통부이고, 국무총리실이 아닌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전문가들이 결정한 사안을 비전문가가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니 코미디가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가 주요 정책결정을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것은 우려스럽다. 결정된 국가 주요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뀐다면 정부 신뢰에 금이 갈 수 밖에 없다.
국가를 지키는 데 꼭 필요한 세 가지로 무기, 식량, 신뢰를 꼽는다. 공자(孔子)는 이 세 가지 가운데 불가피하게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제일 먼저 무기를 버리라고 했다. 그 다음에 버려야 할 것으로 식량을 선택했으며, 끝까지 지켜야 할 것으로 신뢰를 꼽았다. 공자는 이처럼 무기, 식량, 신뢰 가운데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했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정부가 당초 정해놓은 원칙들을 뒤집고 있다. 특히 김해신공항 확장사업, 즉 영남권 신공항 사업은 내년 부울경 총선에서 어떻게든 재미를 좀 보겠다고 재검토 카드를 꺼내 든 것 같다. 대구·경북보다는 그나마 의석을 얻을 가능성이 더 높은 부울경에서 표를 얻자고 이미 3년 전에 합의 본 사안을 다시 이슈화 시키는 것은 국가적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이다.
진보정권이라는 문재인 정부로 인해 이제 ‘진보정권=원칙’이라는 수식어도 사라지게 됐다. 오히려 ‘진보정권=오락가락 정권’이라고 비난해도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눈 앞의 조그만 이익에 현혹돼 원칙을 저버리는 것은 하책(下策) 중에 하책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자신의 정체성을 저버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다. 오락가락하는 문재인 정부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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