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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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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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말이 다른 동물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이 동물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동물(산업동물)은 고기나 젖 그리고 알 등 생명이 없는 것을 이용하지만, 말은 살아있는 상태에서 이용하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동물이다. 예민하고 잘 놀라는 성격을 가진 말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다루기 위해서는 말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말의 특성 중에서도 감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사람의 눈은 얼굴의 전면에 위치하고 있어 한쪽 눈만으로 약 150°정도를 볼 수 있고, 양쪽 눈으로 겹쳐 보이는 부분은 약 120°정도이다. 두 눈으로는 약 190°정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앙 30°범위 내에서는 말보다 탁월한 입체 시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말의 눈은 양쪽 측면에 위치하고 있어 한쪽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가 약 211°이며, 양쪽으로 겹쳐 보이는 부분은 약 65°이다. 따라서 사람과는 달리 맹점(얼굴 바로 앞쪽이나 엉덩이 뒤쪽에는 볼 수 없는 곳으로 각각 3~5°)을 제외하고는 최대 350~357°를 볼 수 있다.
말은 가축화되기 전 야생의 넓은 초지에서 생활할 때 포식자(사자, 치타 등)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넓은 범위를 관찰할 수 있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다른 동물에 비해 볼 수 있는 시야의 범위가 넓은 편이다. 이런 말의 시야로 인해 가끔 경주 시 경주말이 전방에만 집중하도록 차안대를 착용시키기도 한다.
말이 볼 수 없는 지점을 맹점이라고 하며 이는 통상적으로 말의 앞쪽(전면)과 뒤쪽(후면)을 가리킨다. 사람이 말의 앞쪽이나 뒤쪽에서 접근할 때 말이 보이지 않은 물체가 자신을 공격하는 줄 알고 발로 차거나 이빨로 물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특히 우리 속담에 “작은 고추가 맵다”처럼 체고가 작은 말이라고 무시하거나 얕잡아 보다간 큰 상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항상 조심해야 한다. 또한 말은 가끔 보이지 않는 자신의 고삐를 밟아 놀람으로 뒤로 넘어져 뇌진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평상시 뒷발로 차는 예민한 성격을 가진 말은 조심하라는 뜻으로 말의 꼬리에 빨간 리본을 달아 표시하기도 한다.
말은 홍채 근육이 약하기 때문에 순간적인 초점 조절 능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의 망막에는 중심부에 신경세포가 밀집되어 있어서 물체의 상이 망막의 중심부에 맺힐 때 사물이 정확하게 인식된다. 망막의 윗부분은 가까운 거리를 보는데 사용되고(말의 머리를 들어서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춤) 아랫 부분은 먼거리를 보는데 사용된다(머리를 낮게 함으로써 먼 물체에 초점을 맞춤). 그래서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서 사물이 갑지기 나타나거나 사라질 수 있어 말은 외부의 자극에 대해 쉽게 놀라는 경향이 있다.

말의 시력은 어느 정도일까? 일반적으로 사람의 시력은 1.5정도이고 동물 중에서 대체로 높은 시력을 가진 매는 12정도이며, 타조는 25정도로 알려져 있다. 말의 시력은 육식동물보다는 낮으며, 통상 사람 시력의 약 2/3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말의 색깔 구분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시력에 관련된 세포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데 관여하는 간상세포와 색깔을 구분하는데 관여하는 원추세포가 있다. 사람은 3개(파랑, 초록, 빨강)의 원추세포를 가지고 있어 이들이 조합되어 만들어 내는 모든 색깔을 구분할 수 있지만, 말은 2개(파랑과 빨강)의 원추세포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초록 원추세포가 만들어내는 노랑, 연두, 초록 계열의 색깔은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말이 푸른 초지에서 생활하고 있어 초록색 계통의 색을 구분하는 줄 알고 승마대회 등에서 사용하는 장애물의 색상을 노랑, 연두, 녹색계통을 많이 사용한다. 또한 수의사도 녹색계통의 가운을 선호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말은 초록계통의 색깔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학자에 따라 말의 색깔 구분에 관한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에 말의 색깔 구분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색맹이 아닌 것은 분명한 것으로 생각된다.
말의 눈동자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짙은 갈색을 띠지만 옅은 황색이나 맑은 흰색을 띠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밝은 눈동자를 가진 말의 경우 빛의 변화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밝은 눈동자를 가진 말은 예민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야간에는 마굿간 전등을 꺼두는 것이 좋다. 
말은 사람보다 많은 간상세포를 가지고 있어 사람보다 좋은 야간 시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좋은 야간 시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칠흑 같은 어둠에서는 사물을 구분할 수 없으며 최소한의 달빛이나 별빛이 있어야 사물의 구분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사람이 어두운 극장에 들어가거나 나온 직후 밝기에 대한 적응 시간이 걸리는데 말은 사람보다 좀 더 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급격하게 밝기가 변하는 환경에서 말을 관리하거나 다룰 시는 주의해야 한다. 조길재 경북대학교 말(馬)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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