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 감사·사과 인색한 포스코
  • 이진수기자
시민에 감사·사과 인색한 포스코
  • 이진수기자
  • 승인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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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블리더 개방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민 건강 위협
경제와 함께 환경·건강권도 중요
포스코, 신제강 지켜내고 환경오염
노출된 포항시민에 감사·사과 없어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최근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블리더’라는 환경문제가 발생했다.
용광로(고로)의 블리더 개방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배출이다. 블리더는 용광로에 설치된 비상밸브로 이를 개방하면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된다. 철강업계는 용광로 정비를 위한 휴풍 시 내부에 남은 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 폭발위험이 있어 블리더를 개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환경부와 지자체는 비상 상황 시에 개방해야 하는 블리더를 인위적으로 여는 것은 불법이라고 맞서고 있다.
충남도는 최근 블리더를 개방한 현대제철에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가 있는 경북도와 전남도 역시 대기오염물질이 무단으로 배출되는 법 위반 행위를 확인하고 같은 행정처분을 하고 있다.
시민들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에 경악했다. 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행정처분에 심한 반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정치·경제·노동계·시민단체는 앞다퉈 기업 옹호에 나섰다.
박명재(포항남·울릉)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가 기간산업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졸속 행정처분”이라며 현대제철에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내린 충남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포항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지역 16개 경제·사회단체는 6월 7일 “경북도가 포항제철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사유로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느낀다”고 했다. 포스코 노조 또한 포스코 죽이기를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심지어 지역 여당 인사들도 “과도한 행정처분이다. 조업정지를 유예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 논리만 강조하고 환경오염에 따른 시민 건강은 뒷전이다. 어떻게 수십년간 상습적으로 현행법을 위반했을 대기업에 면죄부를 주라고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가. 환경오염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인데, 경제 걱정보다 대기업에 아부하는 것은 아닐까.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철강산업의 조업이 멈추면 자동차, 조선 등 연관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환경오염을 유발한 기업이 법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미세먼지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국민들이 겪는 불편과 고통, 건강의 위협은 엄청나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이나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은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바람을 타고 수백㎞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다. 국민들은 가정에 공기청정기 구입을,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다. 맑고 파란 하늘 보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미세먼지 농도를 알기 위해 일기예보에 신경을 곤두세울 정도다.
중국발 미세먼지만이 아닌 이같은 국내 사업장의 영향도 상당할 것이다. 그래도 현대제철은 6월 12일 블리더 개방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저희의 부족으로 환경문제가 거론되면서 지역 주민 등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포스코는 아직 사과가 없다. 포스코는 감사와 사과의 자세가 부족한 기업이다.
10년 전 일이다. 포스코는 2008년 7월 포항제철소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해‘신제강공장’건설에 들어갔다. 이듬해 7월 국방부는 신제강공장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85.8m의 신제강공장 높이가 화근이었다. 이 공장의 위치가 군사시설보호법상 비행안전구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66.4m 이상의 건축물이 들어설 수 없었다. 공정률 83%에서 중단됐다.
포항시민들은 즉각 들고 일어났다.‘신제강공장 고도제한을 철폐하라’며 수차례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국방부와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포스코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였다. 정부는 2011년 1월 18일 신제강공장의 공사재개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공장은 완공됐다. 하지만 포스코는 불법 건축물인 공장을 애써 지켜낸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 한마디 없었다.
이번 블리더 사태도 2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사과가 없다. 포스코는 지역경제와 국가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이제는 기업의 경제 논리만을 앞세우는 시대는 지났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성장을 해야 한다. 환경이 오염되면 시민들은 건강을 잃는다. 포항제철소 역사가 50년 넘었다.
그동안 시민들 모르게 숱하게 블리더를 개방했을 것이며 각종 환경오염 유발에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포스코다. 그럼에도 포항시민들은 제철보국으로 탄생한 포스코에 사랑을 갖고 있다. 반면 포스코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사과조차 없는 몰염치를 보이고 있다.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혔으면 사과와 반성이 우선이다. 환경개선 대책을 내놓는 것은 다음이다. 
포스코는 그런 최소한의 기업윤리마저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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