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노인 정책 건강한 도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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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노인 정책 건강한 도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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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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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더 빨리 늙는 도시
철강산업도시 ‘포항’ 대표적
대한민국 경제성장 견인 후
도시 성장은 제자리 걸음
건장한 5060 실버칼라 위한
체계적인 일자리 대책 시급
고령층 또한 적극적 태도로
당당히 자신 능력 드러내야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경북도민일보] 옛 성현들은 살아가면서 몇 가지를 경계했다. 초년에 너무 일찍 출세를 하는 것, 중년에는 가족들이 화목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불필요한 것들을 자제할 것, 그리고 노년의 고독과 빈곤을 피할 여러 가지 대책을 젊어서부터 마련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작가 박범신은 소설 ‘은교’에서 이렇게 늙어감을 아쉬워했다. 유교 문화가 아직도 사회 전반에 뿌리내려져 있는 우리 사회에서 연장자는 아직도 정정하긴 하다. 기품을 갖추고 형형한 눈빛으로 호령하는 원로의 모습은 우리 삶 곳곳에 내재하는 불안감을 해소할 신뢰와 안도감을 갖게 한다. 다만, 세월의 풍상에 찌들어 옹색한 모습으로 자기만의 세계로 소멸해가는 노인들을 바라보면 어딘지 마음이 불편해진다.

출산율 저하와 함께 세계 초유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한 노후를 영위할 것인가. 무엇보다, 노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평생 쌓아온 전문 역량이 과소평가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영역에 따라서는 젊은이 못지 않은 생산성을 낼 노인 일자리가 많다. 관광 안내, 통역, VIP 운전, 컨설팅 등 지혜와 경륜을 활용할 영역은 젊은이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영역이다. 조직에서도 삶의 연륜이 느껴지는 나이 든 고참 선배한테서 배울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숙련된 스킬을 바탕으로 한 육아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훨씬 잘 해낼 수 있고, 요양병원 개호 서비스 또한 인공지능 도움을 받는다면 같은 연령대 간병인들이 환자 상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람보다 일찍 늙어가는 도시의 노화에 제동을 거는 다양한 시책들이 필요하다. 시 승격 70주년을 맞은 포항은 철강 산업도시로도 매우 늙은 축에 속한다. 산업의 쌀 생산으로 우리나라 고도 경제 성장을 견인한 철강 근로자들이 은퇴를 하고, 그 자녀들이 선호하는 차세대 첨단산업분야 직장은 아직 포항 지역에서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자리 부족으로 고통을 겪는 청년들에게 노인 부양 의무까지 지울 수는 없다. 오히려 건장한 ‘실버 칼라’들이 일을 해서 자녀들로 하여금 여유있게 인생을 개척할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포항시 인구를 보면 2019년 5월말 현재 총 51만5945명이며 남구 23만7562명, 북구 27만1210명으로 집계됐다. 성비는 남구 106.1%, 북구 98.8%로 철강산업단지가 있는 남구가 상대적으로 북구보다 남성 인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 65세 이상 인구는 2019년 5월 현재 7만9179명이다. 남자 3만4991명에 여자가 4만4188명으로 성비는 79.2%로 여성이 월등히 많다. 구별로 보면 남구가 3만6694명이며 성비는 81.7%이고 북구가 4만2485명으로 성비는 77%이다. 북구 할아버지가 남구 할아버지보다 할머니들에게 인기가 높을 확률이 높다. ‘5060’ 일자리 대책도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체계적으로 수립돼야 할 것이다. 전국 최초로 포항에 ‘시니어 푸드 트럭’이 도입된 것은 노인 일자리 대안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나아가, 고령층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뒷방으로 숨어 들어가는 소극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적극적으로 때로는 당당하게 자신의 능력을 어필할 수 있는 마인드를 놓지 말아야 한다. 나이를 이유로 생산가능 인구에서 제외되는 것은 부당하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전문 역량을 평가 받으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단순히 나이만을 기준으로 과다한 예우를 기대하거나 능력을 낮게 평가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일본 토요타자동차 은퇴 직원들은 지자체와의 협력으로 컨설팅 회사를 차리고 세계 곳곳에서 토요타 경영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노동력 부족으로 일본은 아예 정년을 없애겠다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고 ,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4차산업 호황을 바탕으로 노인까지 포함해서 일자리가 넘쳐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리도 사회 전체적으로 ‘실버 파워’ 기를 살려야 한다. 칭찬에는 나이 든 고래도 춤을 추고, ‘멋지다 대단하다’고 엄지 척을 하면 늙은 나무도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이다.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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