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보복은 수소폭탄보다 더 무섭다
  • 모용복기자
수소경제 보복은 수소폭탄보다 더 무섭다
  • 모용복기자
  • 승인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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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용복의 세상풍경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는
사실상 수소경제 발목 음모
자체기술 확보와 인프라 구축
정부의 전폭적 지원 뒷받침해
수소경제 완전한 국산화 달성
日 경제보복 반복 안되게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자산 10조원 이상 30대 대기업 총수와 4대 경제단체를 청와대로 초청해 긴급간담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가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정부와 기업간 상시 소통체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또 핵심 부품과 소재, 장비 국산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강조했다. 특정 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리고 세제와 금융 등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하는 한편 대기업에 대해서도 부품 소재 공동개발과 공동구입을 위한 수요기업 간 협력과 부품 소재 국산화를 위해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나라 안이 온통 시끌벅적하다. 일부 국민과 언론은 연일 우리 정부의 외교실패를 비난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그동안 대기업은 뭐했나”며 돈벌이에만 급급한 나머지 부품소재 개발을 등한시해온 기업을 탓한다. 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지만 지금 시점에서 우리끼리 서로 아옹다옹 물고뜯어봐야 적전분열(敵前分裂)만 부추겨 상대를 이롭게만 할 뿐이다.

우리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가해 경제를 초토화시키겠다는 저들의 악랄한 저의(底意)에 울분을 금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대비에 소홀했던 우리의 잘못도 없진 않다. 허구한날 정파와 이념, 지역감정에 얽매여 사분오열로 나뉘어 싸움만 할 줄 알았지, 도끼자루 썩어가는 줄은 새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보기좋게 한 방 먹은 셈이다.

미시적 관점에서 보면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이 우리 핵심 산업인 반도체에 국한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여기에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아 수소경제 발전을 지연시키려는 무서운 음모가 내포돼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따라서 수소경제의 기초적인 분야에서 우리보다 한 발 앞선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상용 수소차를 생산했을 뿐만 아니라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그동안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수소경제 구현을 위한 생태계가 미성숙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것이 현 정권 들어 친환경에너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수소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문 대통령의 의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확고부동하다. 정부는 올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수소차·연료전지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적이 있다. 화석연료 자원 빈국에서 그린에너지인 수소 산유국의 꿈을 실현하려는 야심찬 계획인 것이다.

지난 5월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이러한 포부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수소경제는 에너지원을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로 바꾸는 산업구조의 혁명적 변화”라며 수소경제 생태계를 통해 경제성장을 더 안정적으로 이끌고 에너지 안보도 튼튼하게 지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에는 ‘2019대한민국 수소 엑스포’에 보낸 축전을 통해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인 수소경제 발전을 위한 확고한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방침을 재천명한 바 있다.

한국이 이처럼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추진 동력에 불을 지피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일본이었다. 아베 정권은 이미 5년 전인 2014년 수소사회 전환을 공식 선언하고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준비를 실행해 왔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했지만 정부의 지원 부족으로 주도권을 일본에 넘겨주고 말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 들어 다시 수소경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니 그들에게는 눈엣가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배제시켜 수소경제 발전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는 최근 G20 정상회의에서 드러났다.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서 일본의 세코 히로시케 경제산업상은 일본, 미국, EU가 협력을 강화해 수소와 연료전지 분야를 주도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또한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수소탱크 규격과 수소충전소 안전기준에 대한 국제표준을 만드는데도 3국이 힘을 모은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국의 ‘수소 굴기’를 두려워한 나머지 국제사회에서 왕따시키려는 일본의 얄팍한 꼼수가 확연하다.

우리가 수소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 확보와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만약 의지만 있고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또다시 전(前) 정권들의 전철을 밟을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수소자동차 양산 등으로 경제 전반에 수소와 연료전지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 공급이 부족하게 되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에너지 안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어찌 보면 지금 일본의 경제보복은 아무 것도 아닐지 모른다.

수소시대 경제보복은 가히 수소폭탄을 능가하는 파괴력을 지닐 것이 분명하다. 정부가 지금부터 수소경제 분야의 완전한 국산화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지원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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