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과 류현진
  • 김대욱기자
선동열과 류현진
  • 김대욱기자
  • 승인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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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전설 선동열
못다 이룬 꿈 위해 양키스행
전성기때 1점대 방어율 기록
20여 년 후배가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서 보여주고 있어
류현진, 사이영상 수상으로
선배와 국민에 희망 던져주길

“학점이 선동열 방어율 보다는 나아야 할텐데…”

지난 90년대 초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학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던 친구들에게 우스갯 소리로 하던 말이다.

우리나라 야구 역사상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선동열의 방어율은 그 당시 평균 1점대였다.

좋을 때는 0점대를 기록할 때도 있을 정도로 그의 방어율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선동열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던 시절에는 그가 등판을 위해 몸만 풀어도 상대팀은 경기를 포기할 정도였다.

이처럼 국보급 투수였던 그였지만 전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 한다는 선수가 모두 모이는 미국 메이저리그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선동열이 한국 프로야구 팀에 입단하기 전인 80년대 초 그의 가능성을 알아본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가 두 번이나 스카우트를 추진했지만 병역 문제 등으로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한 해 두 자리수 승수는 물론, 적어도 15승 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 정도로 선동열은 대단한 투수였다. 말 그대로 전설적인 선수였다.

그런 그가 예순이 가까운 나이에 뉴욕 양키스로 연수를 떠난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다.

선수 시절 못다 이룬 꿈이었기에 그에게 이번 연수가 다소 위안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아쉬울 것이다. 선수라면 누구나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뛰고 싶지 않았을까.

특히 류현진이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활약을 보면 이같은 아쉬움이 더 클 지도 모르겠다. 후배가 자랑스러우면서도 자신도 전성기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뛰었으면 결과가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 말이다.

실제 선동열은 최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면 몇 승 정도 했을까요’. ‘두 자리 승수는 거뒀을까요’”하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물론 한국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의 수준은 분명 다르고, 특히 선동열이 활약하던 시절은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라 그가 미국으로 진출했더라도 반드시 성공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밝혔듯이 많은 전문가들이 전성기 시절 미국으로 갔다면 두 자리수 승수는 가볍게 올렸을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가 메이저리그로 가지 못한 것이 필자도 상당히 아쉽다.

이 같은 아쉬움 속에 선동열의 20여년 후배 류현진이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에게 수여하는 사이영상에 도전하고 있다. 류현진은 현재 방어율 1.78에 10승을 거두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의 1점대 방어율은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선동열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기록했던 1점대 방어율을 류현진이 세계 최고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도 류현진을 올 시즌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많은 게임이 남아있지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 예상은 적중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수상한다면 명실공히 올해 세계 최고의 투수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동열은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신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했던 아쉬움과 함께 자랑스러움, 부러움 등 여러 생각이 교차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후배가 이룬데 대한 대리 만족감도 클 것 같다.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큰 꿈을 꾼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점에서 류현진은 야구 팬들을 열광케하는 것은 물론, 꿈을 이루지 못한 많은 국민들을 대리 만족시켜 주고 있는 듯 하다.

올해 류현진이 반드시 사이영상을 받아 국민들의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이뤄줬으면 좋겠다. 김대욱 편집국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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