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특별법 공회전… 포항시민 ‘뿔났다’
  • 이상호기자
지진특별법 공회전… 포항시민 ‘뿔났다’
  • 이상호기자
  • 승인 2019.0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政爭 속 법안소위에 상정조차 못해… 여야 서로 ‘네 탓’
추경마저 차일피일… 이재민 “정쟁 멈춰라” 분노 폭발
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1.15 포항지진 특별법과 피해배상을 위한 포럼에서 개머리띠를 한 포항시민이 굳은 표정으로 전문가 발표를 듣고 있다. 참가자들은 지난 11월 15일 발생한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이라는 정부조사단의 발표 100일이 지났음에도 후속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뉴스1
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1.15 포항지진 특별법과 피해배상을 위한 포럼에서 개머리띠를 한 포항시민이 굳은 표정으로 전문가 발표를 듣고 있다. 참가자들은 지난 11월 15일 발생한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이라는 정부조사단의 발표 100일이 지났음에도 후속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뉴스1

“포항지진 특별법은 도대체 언제 제정될건가.”

23일 포항 흥해시장에서 만난 시민 박모(58·북구 흥해읍 남성리)씨는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이 하염없이 길어지자 정부와 여야 모두를 싸잡아 맹비난했다.

정부의 포항지진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에서 무산된데 이어 지진 특별법도 해당 소위에 상정되지 못하고 공전을 거듭하자 포항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포항지진 특별법은 지난 2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되지 못하고 결국 다음달로 연기됐다. 다음달로 예정된 법안소위에도 상정되지 못할 경우 특별법은 올해안에 제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추경안 처리가 끝내 무산되며 6월 임시국회가 막을 내리자 이를 지켜본 포항 지진피해 이재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지역 국회의원간의 책임공방전도 뜨겁다.

지진특별법을 가장 먼저 발의한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포항북)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민주당 산자위 간사인 홍의락 의원이 민주당 법안을 발의한 후 3당(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당)의 법안을 함께 법안소위에 상정하자며, 지진특별법의 법안 소위 상정에 반대하고 있어 민주당의 적극적이고 조속한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경과 관련해 “6월 임시국회 무산은 오로지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방적으로 의사일정을 무시하고 본회의를 무산시킨 민주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포항 지진예산은 총 16건 1131억원으로 전체 6조7000억원 중 1.7%에 불과해 최대한 추가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지역 정치권에서 함께 힘을 보태지는 못할망정 선거용 시비로 시민을 현혹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허대만 더불어민주당 포항남울릉지역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한국당이 국방장관 해임안 본회의 표결을 요구하면서 끝내 추경 처리를 거부했다. 정부의 발목을 잡기 위해 민생을 걷어 차 버린 꼴”이라고 비판했다. 허 위원장은 “추경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서 정부 지원을 기대해 온 이재민들은 생활터전 복귀도 길어지게 됐다. 지역구 의원인 박명재, 김정재 두 의원은 추경무산에 대한 일언반구 어떤 항의도 없다”고 지적했다.

오중기 민주당 포항북구지역위원장도 “국회에서 추경안이 처리되지 못해 포항 지진피해 이재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한국당은 무책임한 정쟁을 당장 그만두고 추경안 처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포항시민들은 여야 모두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지진 피해 이재민 주모(54·북구 흥해읍)씨는 “흥해실내체육관에서 1년 넘게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들의 고통을 헤아리지는 못할망정 정치권이 서로 싸움질해서 되겠느냐”며 “서로 정쟁을 일삼기보다는 지진 피해 이재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아쉽다”고 호소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포항지진대책 특별위원장은 이달초 포항지진 특별법안을 작성하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23일 의안과에 접수시켰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