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시민(企業市民)과 교육보국(敎育報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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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시민(企業市民)과 교육보국(敎育報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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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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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는 시원한 소식이라도 들리면 조금은 더위를 잊을 수 있지 않을까 기다려보지만 산뜻한 청량감이 드는 국내외 소식은 없고 짜증스럽고 불쾌지수만 높이는 뉴스에 괜스레 화가 난다.

지난 25일, 포스코가 ‘기업시민 경영이념 선포 1주년’을 맞아 ‘기업시민헌장’을 선포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 만 해도 약간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같은 날 보도에 포스코가 창업이념으로 내세운 ‘제철보국(製鐵報國)’에 이어 ‘교육보국(敎育報國)’으로 인재양성을 통한 기업과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 나간다는 뜻으로 고(故) 박태준 회장께서 설립한 포스코교육재단이 전국 최초로 자립형사립고등학교로 출발한 포항제철고를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불쾌한 소식에 더욱 무더워진 것 같다.

불과 1년 전 최정우 회장이 취임하여 ‘지역과 함께하는 기업’으로써 듣기에도 생소한 ‘기업시민(企業市民)’이란 단어로 지역민들에게 희망과 함께 50년 함께한 기업이 무언가 지역과 상생하는 의지가 남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건 사실이다. 많은 시민들이 ‘러브레터(Love Letter)‘도 보내고 경영혁신 100대 과제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달라진 ‘최정우호(?)’의 위상에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번에 선포한 ‘기업시민헌장’ 전문에는 이런 문구가 첫머리에 나온다. ‘기업의 경영활동은 사회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사회와 조화를 통해 성장하고 영속 할 수 있다. 우리는 사회의 자원을 활용하여 성장한 기업이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경제적 이윤창출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인류의 번영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믿는다.’

어느 구절하나 틀린 말이 없다. ‘기업시민’의 본뜻이 바로 담긴 이 선언문이야말로 포스코가 지켜나가야 할 책무요, 사명이다.

지역과 함께한 50년이 일방의 역사가 아니듯 우리지역과의 애증(愛憎)은 역사로 남게 되어 있다. ‘경제적 이윤창출을 넘어’가 말해 주듯이 포스코교육재단이 영리를 위한 법인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기 위한 밑거름을 만드는 교육사업을 한다는 뜻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혹자가 비판하듯 “포스코 임직원 자녀 숫자가 줄어 전체 숫자에 몇% 뿐인데 포스코에서 돈을 들여 교육사업에 투자 할 이유가 없다”, “절 모르는 시주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등 입에 담지 못할 소리가 나오고 있음은 개탄 할 일이다.

무릇 교육이란 백년대계를 보고 벌이는 가장 확실한 투자사업 임을 다시 한 번 알아주었으면 한다. 포스코가 요즈음 여러 일로 어려움에 처해 있고 주가도 빠져 난감한 지경임을 알고 있지만 분기 흑자가 1조원이 넘는 사실은 단기 실적에 연연 할 이유가 되지 못하고 최 회장이 추진하는 ‘With Posco’의 큰 뜻을 저버리는 우(憂)를 범해서도 안 될 것이다.

포항시 승격 70년을 기념하고 포스코 창립50년의 역사적 시점에 더 큰 지역 번영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미래 지향적 사고로 바꿔주기를 기대한다.

‘시민과 함께, 지역과 함께’라는 기업시민주의가 구호로만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 ‘교육보국(敎育報國)’의 참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지역의 미래를 다듬어가는 인재양성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 된다는 사실에 더 귀 기울이는 포스코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 맥락으로 전국 최고의 명문 포항제철고가 한층 유능한 인재를 배출하여 지금보다 더 큰 역량을 발휘 할 수 있기를 시민의 한 사람으로 당부 드린다.

김유복 포항뿌리회 前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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