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과 핀란드 오디 도서관
  • 경북도민일보
3·1운동 100주년과 핀란드 오디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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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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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는 전국에서 3·1운동 100주년 관련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더니 여름 접어들며 조용해졌다. 치러진 행사들을 반추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일제 압제에 분연히 항거한 민족의 자주적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마음에 새기기 위한 기념과 행사는 국가적 차원은 물론이고 3·1운동의 전국적인 규모만큼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고도 남을 일이다. 항일 독립운동의 본산인 경북의 입장에서도 그에 걸맞은 준비로 선열들의 숭고함을 기려야 할 것이다.

실제 100주년이라면 그 연륜이나 역사성에 걸맞은 오랜 준비가 있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와 기념에서 장기간 검토와 고민으로 그야말로 기념비적인 작품을 내놓았다는 소식은 쉽사리 들리지 않았다.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생각하면서 핀란드의 오디도서관을 떠올린 것은 그 같은 이유에서이다. 핀란드는 재작년에 독립 100주년을 맞았다. 핀란드는 1917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했다.

핀란드가 독립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이런 저런 행사 말고도 가장 상징적으로 추진한 작업이 ‘오디(Oodi)도서관’ 개관이다. 핀란드어로 ‘송시’라는 뜻의 오디도서관은 핀란드 독립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20년에 걸쳐 추진됐다.

도서관이 외면 받는 디지털 시대에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1억 유로라는 막대한 세금을 들여 도서관을 건립한 이유는 무엇일까? 핀란드의 미래 지향성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문자 해독율과 도서관 이용률이 가장 높은 나라답게 교육과 문화의 평등을 지향한다는 취지에서 헬싱키 칸살라이스토리 광장에 열린 도서관을 지었다.

거대한 선박모양의 외관도 특이하지만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개방성이 탁월하다. 자율주행 로봇사서가 일하고 여행자이든 주민이든 상관없이 카페와 영화관을 비롯해서 가상현실, 게임, 재봉틀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있다.

거금이 드는 작업이었지만 독립100주년을 기념하는 건축물로서 도서관 건립을 반대하는 국민들이 없었다고 한다. 핀란드가 도서관이 부족해서 독립100주년에 새로운 도서관을 건립한 것이 결코 아니다. 독립100주년을 맞아 나라의 미래방향을 설정하는데 교육과 문화의 개방성이라는 미래지향적 컨셉에 공감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디도서관은 헬싱키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우뚝 섰다. 오디도서관을 생각하며 우리의 3·1운동 100주년 행사에서 새로운 100년을 나아가는 미래 컨셉과 이를 담아내는 통합된 상징물은 무엇인가 반문하게 된다.

무엇인가를 새로 짓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3·1운동 100주년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성찰하고 그것을 기념비적인 프레임에 녹여내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다.



권영길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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