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삶, 무대의 중심이 되다
  • 이경관기자
평범했던 삶, 무대의 중심이 되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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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 일환
시민 연기예술 아카데미 초급반
내일 포항시청 대잠홀서 첫 공연
시민배우 17명 열정 담아 연습
무대서 자신의 꿈 이야기 나눠
포항시민연기예술아카데미 초급반 ‘옥상에서 바라본 와글와글 놀이터’ 시민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길 연출이 시민배우들에게 연기를 가르치고 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배우가 돼 무대에 선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0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시민 연기예술 아카데미 초급반의 연극공연 ‘옥상에서 바라본 와글와글 놀이터’를 연다.

올해 처음 출범한 시민 연기예술 아카데미는 연기를 처음 접한 시민들이 연기를 배우며 일상 속 잃었던 자신을 되찾고, 실제 연극에 참여해 타인과 소통하는 포항문화재단의 문화예술교육 시리즈 프로그램이다.

10일 첫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포항시민 연기예술 아카데미 초급반 소속 시민 배우들을 최근 만나봤다.

공연을 앞둔 초급반 시민 배우들은 이정길 연출가의 진두지휘 아래 열정적으로 연습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연극 ‘옥상에서 바라본 와글와글 놀이터’는 소통하는 마을, 꿈 꾸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연극에 등장하는 천원필, 정연학, 김완구, 이금숙, 임정주, 권민재, 김지현, 박성현, 서윤희, 강도엽, 하예은, 강채림, 최원호, 안지유, 하성현, 김하나, 박성진 등 17명의 시민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이름으로 연극에 등장해, 자신의 삶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날 연습 현장을 찾았을 때는 천원필, 정연학, 임정주 씨가 옥상공원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이 연극의 첫 번째 장면을 연습하고 있었다.

연기가 난생 처음인 이들은 그동안 배운 연기의 기초를 기반으로 극 속 또 다른 자신을 풀어냈다.

놀랐던 것은 이들 시민배우들 대부분이 대사를 다 외운 것이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이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진지하게 연습에 임한 이들의 열정을 만나볼 수 있는 지점이었다.

옥상공원에서 펼쳐지는 어른들의 세계에는 평범하며 지리멸렬한 일상을 뚜벅뚜벅 살아가는 중년들과 삶의 무게에 휘청이는 청년들의 생이 그려진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년의 ‘천원필’, 공무원인 중년의 남자로 전반적으로 이번 연극을 이끌어가는 해설자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정연학’, 여행이 취미인 중년의 회사원 ‘김완구’, 사고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꿈 많은 중년의 ’이금숙’, 일과 가정으로 늘 바쁜 워킹맘 ‘임정주’, 꿈 많은 ’권민재’, 결혼의 압박을 받는 평범한 서른의 ‘김지현’, 제빵 일을 하며 꿈을 키워가는 ’박성현’, 배우를 꿈꾸는 ‘서윤희’까지. 이들 시민배우들을 자신과 같으면서 또 다른 누군가를 연기하며 세상을 향해 ’나’를 오롯이 표현한다.

놀이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이들의 세계에는 저마다 꿈을 꾸는 아이들이 그려진다. 자유롭고 싶은 ‘도엽’이부터, 하고픈 것이 많은 ’예은’, 화장에 관심이 많은 ‘채림’, 학원에 가기 싫은 ’원호’, 핸드폰이 가장 친한 친구인 ‘지유’, 장난이 심한 ’성현’과 자기주장이 강한 ‘하나’와 공부가 취미인 ’성진’이까지. 아이들은 어른들의 잔소리 속에서도 저마다의 꿈을 키워나가고 아이들은 그 연기를 통해 평소 잃고 있던 ‘꿈’에 대해 생각하는 듯했다.

이번 연극은 옥상공원과 놀이터에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며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전달하는 동시에 시민배우들은 자신의 캐릭터로 연극에 출연해 오롯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자기 객관화와 함께 외로운 내면아이를 보듬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연극 ’옥상에서 바라본 와글와글 놀이터’는 이뤄지지 않을 꿈같은 현실을 이뤄낸 시민배우들이 그려낸 이뤄지지 않을 꿈같은 현실을 바라는 마음의 표상이다.

이번 연극에 참여하는 천원필(60) 씨는 “연극하면서 완전히 달라진 아들 친구를 보며 연기에 관심이 생겼다”며 “한번쯤 다른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과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시점에 그동안 고생한 내게 주는 선물이자 이벤트였다”며 아카데미 참여 동기를 밝혔다.

김지현(29) 씨는 “공연 보는 것을 워낙 좋아한다”며 “보는 것과 연기를 직접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지만, 연기를 배우면서 배우의 감정에 이입할 수 있어 관람의 깊이도가 더 깊어졌다”고 밝혔다.

최원호(11)군은 “지난해 뮤지컬 ‘어링불 도깨비’에 참여하며 연기의 재미를 알았다”고 말했으며 하예은(12)양은 “연기를 하며 재미를 느낀다. 자신감을 점점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극을 연출한 이정길 연출가는 “이번 연극은 점점 소통이 단절되가는 현대 사회 속, 진정한 소통의 중요성과 꿈의 소중함을 그리고 있다. 연극 속 평범한 이웃들이 나누는 꿈에 대한 이야기는 너와 나, 우리의 이야기”라며 “연기를 하며 타인 또 자신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시민배우들과 이들의 삶을 그려낸 연극 속 또 다른 자신들은 결국, 소통과 꿈의 소중함을 놓고 살아가는 이 시대 많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편지와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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