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크로사’에 태양광발전시설 괜찮나
  • 채광주기자
태풍 ‘크로사’에 태양광발전시설 괜찮나
  • 채광주기자
  • 승인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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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지역 난개발로 민둥산 변모
봉화·청도 등 도내 전 지역
폭우 동반한 태풍에 무방비
산사태·붕괴 등 재해 우려
지자체 비위 연루도 잇따라
일선 시군 허가 남발 가속화
지난해 8월 제19호 태풍 ‘솔릭’이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하는 가운데 22일 경북 청도군 매전면 국도 58호선 옆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붕괴현장에서 응급복구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정부 정책에 따라 경북도내 일선 시군이 태양광발전시설 허가를 남발하면서 멀쩡한 야산이 민둥산으로 변해 태풍에 무방비인 상태다.
특히 환경보호라는 미명아래 도입한 태양광발전시설은 산림을 마구 훼손하는 등 오히려 환경파괴를 유발하고 있고 훼손된 곳은 태풍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등 역설적 모순이 도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엄청난 폭우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제10호 태풍 ‘크로사’가 현재 북상하고 있어 태양광발전시설로 민둥산이 된 지역의 산사태·붕괴 등 재난위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국 산지훼손 1위인 봉화군은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수십 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마구잡이로 잘려 나가는 등 산림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또 청도군에는 지난달 20일과 21일 이틀동안 물폭탄을 몰고 온 제5호 태풍 ‘다나스’로 풍각면에 설치한 모 태양광발전시설 옹벽사면 20여m가 작년 6월에 이어 또다시 붕괴됐다. 이번 10호 태풍 크로사로 또다시 붕괴위험이 우려된다.

13일 봉화군민행동 등 봉화군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최근 3년 동안 봉화군 봉성면 등에서 23㏊(23만㎡) 면적에 태양광발전시설이 지어졌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구나 ‘춘양목’으로 유명한 도촌리와 화천리 일대 등에는 앞으로도 53㏊ 면적에 추가로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산림파괴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곳에는 주민 참여형 태양광발전시설의 분양까지 마친 상태다.

더욱이 태양광발전시설 설립 과정에서 조례 바꿔치기 등 봉화군의 전횡도 드러났다. 경북도의 ‘감사 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봉화군은 지난해 10월 대규모 태양광발전사업 허가를 쉽게 받기 위해 의회 의결을 거친 조례안 내용의 일부를 수정해 경북도에 제출하는 ‘꼼수’를 부렸다는 것이다. 봉화군은 문제가 불거지자 다시 원안을 제출했지만 경북도는 ‘기관경고’를 발령하고 공무원 4명에게 ‘주의’ 처분의 경징계를 내린 바 있다.

청도군 풍각면 태양광발전시설의 붕괴사고가 난 곳은 최근 산림청이 실시한 장마철 대비 일제 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태풍 다나스에 또다시 붕괴돼 ‘엉터리’ 점검 논란까지 일었다. 청도군은 지난해 사고 이후 태양광발전시설 사업자 측에 3차례 복구공사 명령을 내렸지만 이행되지 않아 붕괴사고를 불러오게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이 곳 태양광시설 아래쪽에는 전원주택지가 자리 잡고 있어 자칫 붕괴에 이은 산사태로 번지게 될 경우 대형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엄청난 폭우를 동반할 이번 10호 태풍 크로사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이밖에도 도내 곳곳에서 태양광발전시설로 인한 산림훼손이 계속되고 있어 태풍에 무방비인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산림청에 따르면 전국 산지 태양광 발전사업장 중 주택 등으로부터 300m 이내에 설치된 2038곳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무려 97.4%(1986곳)가 ‘가’ 등급으로 분류됐고 관리가 미흡해 긴급한 보수·안전 조치가 필요한 ‘나’ 등급은 52곳(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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