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 ‘바가지 상혼’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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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대실 ‘바가지 상혼’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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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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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을 비롯해 경북동해안 해수욕장이 일제히 폐장을 한 가운데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올 들어 경북동해안 4개 시·군 25곳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수는 102만 여명으로 지난해 500만 명에 비해 무려 397만 명(80%)이나 감소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도내 최대 해수욕장으로 손꼽히는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올해 이 곳을 찾은 피서객 수는 불과 5만 명으로, 지난해 248만 명에 비해 98%나 줄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다.

이처럼 피서객이 급감한 것은 기상악화, 경기침체 등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포항지역 6개 해수욕장 피서객이 지난해 418만 명에서 올해 21만 명으로 400만 명 가까이 줄어든 것은 피서 성수기인 7월 말 또는 8월 초에 열리던 포항국제불빛축제가 5~6월로 앞당긴 영향이 적지 않다. 그렇더라도 불빛축제 기간 방문객이 통상 100만 명 내외인 것을 고려할 때 이를 전적으로 피서객이 400만 명이나 급감한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포항시와 관광업계는 바가지 요금이 피서객들의 발길을 외면하게 한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실 상인들의 ‘바가지 상혼’이 문제가 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마다 여름 피서철만 되면 평소 몇 만원 하던 숙박요금이 수 십 만원을 호가(好價)하는가 하면 식당·유흥주점도 나그네 손님을 상대로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바람에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곤 한다. 이로 인해 기분을 잡친 피서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도 예전처럼 비교적 경기가 좋았던 시절엔 속는 셈 치고 피서철이 되면 다시 찾아들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장기불황으로 씀씀이에 신경이 곤두선 피서객들은 애써 얼굴을 붉혀가며 해수욕장을 찾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바가지 요금 걱정이 없으며 놀이와 편의시설이 잘 구비된 물놀이장을 가거나 리조트, 호텔 등을 찾아 피서를 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또 이런 바가지 요금을 피해 동남아로 여행지를 선회하는 이들도 많다. 굳이 비싼 숙박비, 음식값 등을 지불해가며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바가지 요금의 폐해가 단지 피서객 감소 뿐만 아니라 지역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혀 지역 관광산업과 상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일부 상인들의 이러한 비뚤어진 상혼을 근절하지 않는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지장이 초래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한철 잘 벌어 일 년 먹는다’는 구시대적 발상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관광객들이 예전처럼 돈을 펑펑 쓰지도 않을뿐더러 여가문화의 다변화로 여름 한철에 피서객이 몰려들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관광지 숙박·음식업 상인들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연중 변함없는 요금과 친절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관광객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으면 예전의 호황을 기대할 수 없다. 한번 돌아선 그들의 발길을 다시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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