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지켜보자”는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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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지켜보자”는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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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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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 2016년 체결됐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하 지소미아)을 종료키로 결정한 데 대해 국내외적으로 논란이 뜨겁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한미동맹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조치가 한미동맹과는 별개의 사안이며 전혀 영향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보수 야당들은 “조국 법무부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반일 이슈로 덮기 위한 꼼수”라며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이 아니라 미국에 죽창을 든 것”(하태경 의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에 대한 미국 조야(朝野)의 반응이 예상외로 강도 높게 나오자 정치권, 언론 할 것 없이 정부 결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으며,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청와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 청와대가 “미국과 충분한 협의를 했다” “미국도 이해를 했다”고 말한 바로 다음날 미국 내에서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캐나다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우리는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말했으며, 미 국방부 대변인도 논평에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정치권과 언론들은 미국 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동맹에 대한 입장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며, 이번 결정이 한국에 부메랑이 되어 결국 한미동맹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그리 오래가지 않아 수그러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다소 관망적인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백악관을 떠나기 전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나의 아주 좋은 친구”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이후 처음으로 한 공개적 언급으로서, 전날 폼페이오 장관과 국방부가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직설적으로 표시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주목되는 바가 크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대응차원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불가피한 조치의 성격이 짙다. 이미 일본이 한국의 안보를 신뢰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정보를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또한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한미동맹 균열을 우려하는 과도한 목소리는 경계해야 마땅하다. 3년 전 지소미아 체결 전처럼 종료 후에도 한미동맹은 별 문제 없이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다만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한 데 대해 미국 내에서 당분간 냉랭한 기류가 형성되겠지만 이것이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변수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미국의 반응에 일희일비(一喜一悲)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켜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우리 정치권, 언론, 국민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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