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러스여!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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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러스여!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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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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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46년 역사의 축구명가
잇단 성적 부진·지원금 축소
식어가는 열기로 ‘침체의 늪’
홈경기날이면 꽉 막힌 도로위
아이와 손잡고 형산 큰다리를
걸어가던 옛기억·추억 그리워
또 한번의 뜨거운 성원과 사랑
스틸러스 부활·포항 자존심
모두를 지켜내는 길이 아닐까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에 접어들었다.

포항시에서 발간하는 ‘열린 포항’ 9월호에 실린 ‘일흔 살 포항이 걸어 온 길‘ 여덟 번째 이야기가 포항스틸러스 축구단을 소개한다.

1973년 4월1일 포항종합제철 실업축구단으로 첫 발을 디딘 스틸러스가 83년 포항시를 연고지로 채택하고 프로축구 원년 멤버로 가입한 이래 ‘포항제철돌핀스’, ‘포항제철아톰즈’로 활약하다 95년 포항시민구단으로 발돋움 하면서 ‘포항아톰즈’로 이름을 바꿨으며 97년 1월 ‘포항스틸러스’로 명칭 변경을 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

창단 46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명문구단으로서 기라성같은 ‘레전드’들을 배출해 축구를 통한 국제사회에서 국위선양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는데 엄청난 공헌을 한 사실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1990년 11월1일 국내최초 축구전용구장 준공기념 러시아(구, 소련)팀 초청 경기를 직접 관전한 필자는 포항에 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를 실감하기도 했다.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선수들의 몸놀림과 거친 숨소리까지 들리고 응원함성이 메아리치는 환상의 세계에서 황홀한 경기를 경험한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축구 명문클럽 스틸러스가 걸어온 발자취는 일일이 거론하지 않아도 우리 시민들에게는 뜨거운 용광로 쇳물만큼이나 불타는 열정으로 남아있다.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교통 정체로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스틸러스 경기장까지 형산 큰다리를 건너 1시간 이상을 뜀박질 하듯 걸었던 기억이 사뭇 아련하다. 오직 스틸러스가 승리하는 장면을 직접 보기 위해 아이들과 손잡고 다녔던 그 시절이 그립다.

그동안 수많은 우승과 성과를 거둔 스틸러스가 언제부턴가 성적이 떨어지고 힘이 없어진 모습으로 명문가의 체면을 유지하지 못하는 나약함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시민구단 스틸러스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과 열기가 식어 가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안쓰럽다. 필자가 소속된 포항뿌리회에서도 매년 ‘포항스틸러스사랑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예전 같지 않아 한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팍팍한 일상에 지역경기가 지진과 불황 등으로 마음이 넉넉지 못한 탓도 있지만 스틸러스가 좀 더 분발해 좋은 성적을 올려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달포 전, 사석에서 만난 스틸러스 사장이 구단사정을 얘기하면서 시민들에게 미안함과 더불어 열심히 하겠다는 얘기에 민망할 정도였고 평소 좋아하던 약주도 성적이 오를 때까지 끊었다는 결기(決氣)에는 숙연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스틸러스의 추락이 시민들의 응원만으로 올라설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기 그지없다. 돈의 위력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프로구단의 현실이다. 구단의 재정이 넉넉하면 고액연봉의 감독과 유명선수들을 데려와 성적을 낼 수가 있고 성적이 올라가면 자연히 관중도 많아지고 구단수입 또한 오르게 마련이다.

스틸러스 구단이 포항시민구단이라고는 하지만 대주주가 포스코이고 매년 많은 지원금을 출연해 재정확보를 하며 구단운영도 포스코에 전적으로 맡기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포스코의 역할이 엄청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포항스틸러스와 전남드래곤스 축구단을 함께 지원하는 포스코가 경제적 이유로 점차 지원금을 줄이는 형편이라 재정이 어렵기는 두 구단이 마찬가지로 축구명문가의 명맥을 이어가기가 그리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동안 포항시에서도 스틸러스가 시민구단으로서 지역의 위상을 더 높이고 홍보하는 역할을 기대하며 매년 예산을 들여 지원하고는 있지만 어려움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46년 역사를 가진 축구명문가 포항스틸러스를 위해 포스코의 지원은 물론 포항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더욱 필요하다.

포스코가 ‘기업시민’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역과의 상생에 공을 들이고는 있지만 가시적인 일에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현재 K리그1의 12개 팀 중 8위에 랭크된 스틸러스가 상위 스플릿으로 올라서려면 얼마 남지 않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한다. 포항의 자존심, 스틸러스가 부활해 축구명가의 모습으로 되돌아 올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찬 박수와 함께 외치자. “스틸러스여! 일어나라.”김유복 포항뿌리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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