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으로 물드는 가을
  • 이경관기자
‘말러’ 교향곡으로 물드는 가을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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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차세대 소프라노 홍주영 무대에
슈베르트 교향곡 8번 연주도
20일 대구콘서트하우스서
대구시향 공연 모습.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자
소프라노 홍주영.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오는 20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제459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이번 공연의 지휘봉은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다.

이날 공연에서는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4번’을 만나볼 수 있다. 이 곡은 그가 남긴 교향곡 중에서 가장 간결하고 아름다운 곡이다. 즐겁고 단정한 분위기는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연상케 하며, 구성적으로도 고전적인 4악장이다. 여기에 말러의 교향곡은 가곡적인 영감에서 출발하였다는 말을 증명하듯 마지막 악장에는 소프라노 독창이 등장한다. 이 독창부는 아름다운 음색과 깊은 성량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소프라노 홍주영이 맡는다.

말러가 ‘교향곡 제4번’을 착수한 것은 1899년 8월, 오스트리아 바트 아우스제로 휴가를 갔을 때였다. 같은 해 오스트리아 남부의 마이어니크에 별장을 짓기 시작한 말러는 별장이 완성되자 그곳을 자주 찾으며 곡 작업을 이어나갔다. 1900년 8월 마이어니크에서 완성된 ‘교향곡 제4번’은 1901년 11월 뮌헨에서 말러의 지휘로 초연됐다.

말러는 교향곡 제4번에서 ‘천상의 삶’을 노래한다. 원래 말러는 교향곡 제3번을 총 7악장으로 계획했었다. 하지만 구상과 달리 6악장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아이가 나에게 말하는 것’ 또는 ‘천상의 삶’으로 불리는 마지막 7악장은 ‘교향곡 제4번’의 제4악장으로 전용돼 작품의 사상적 근간을 이루게 됐다. 여기서 ‘천상의 삶’은 말러가 1880년대 말부터 1890년대에 걸쳐서 쓴 가곡집 ‘소년의 마술 뿔피리’에서 가져온 것이다.

곡은 방울소리와 플루트로 사랑스럽게 시작했다가 차츰 왜곡되는 제1악장, 유쾌함과 기괴함 사이를 오가는 제2악장, 순수하게 정화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제3악장, 아이다운 흥겨움과 천상에서의 여유로움을 담은 제4악장으로 이어진다. 소프라노 독창은 천상의 기쁨을 노래하며 천국의 모습을 묘사한다.

이 곡을 함께할 소프라노 홍주영은 아름다운 음색과 성량, 진실한 음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와 이탈리아 브레샤 국립음악원을 졸업했고, KBS콩쿠르 1위, 비냐스 국제 콩쿠르 2위, 베르디 국제 콩쿠르 3위 등을 차지했다.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대구시향, 인천시향, 마카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다. 또 국내외 유명 극장에서 최고의 찬사 속에 오페라 ‘라 보엠’, ‘라 트라비아타’, ‘피가로의 결혼’ 등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전반부에는 독일의 초기 낭만작곡가 슈베르트가 남긴 ‘교향곡 제8번’을 연주한다. 작품 번호보다 ‘미완성’ 교향곡으로 더욱 유명한 이 곡은 슈베르트의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다. 이 곡이 ‘미완성‘으로 불리는 이유는 말 그대로 전곡이 두 개의 악장 밖에 없는 미완성 작품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고전 및 낭만주의 교향곡들이 대개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에 비하면 절반의 완성에 그친 작품이다.

1악장에서는 첼로와 더블베이스의 암울한 선율과 바이올린의 여린 떨림이 어우러지면서 슈베르트의 인간적 고뇌와 비애가 처연하게 그려진다. 반면 2악장은 호른과 함께 등장하는 투명한 바이올린 선율과 목관악기의 우아한 음색이 돋보이는 전원풍의 서정적인 악장이다. 단 두 개의 악장이지만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완벽한 짜임새와 관현악의 긴장감 넘치는 곡 전개 등을 보여준다. 오늘날까지 ‘완성되지 못했으나 충분히 완성된’ 작품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는 “슈베르트와 말러 모두 교향곡과 가곡은 분리할 수 없다는 동일한 창작세계를 가지고 있었다. 극적인 면을 강조하기보다 서정성을 존중하며 빈틈없는 구성의 음악을 만들고자 노력한 두 거장의 작품에서 클래식 음악의 영롱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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