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개구리소년 사건’ 해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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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개구리소년 사건’ 해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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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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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끝내 자취를 감췄던 연쇄 살인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3대 미제사건의 하나로 영화의 실제 모티브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사건 발생 33년 만에 특정됐다. 지난 1994년 처제를 성폭행, 살해해 현재 무기수로 부산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의 용의자가 밝혀진 데는 현대과학의 발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경찰은 무려 2만 여명이 넘는 사람을 용의선상에 올려 유례없는 수사를 벌였지만 지금의 용의자를 수사선상에 올리지는 않았다. 당시 현장에 남아있던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액형과 일치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근래 들어 DNA 분석기법의 발달로 10차례에 걸친 화성 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듯 과학수사기법의 획기적인 발달로 과거에는 해결이 불가능했던 미제사건들이 빛을 보게 되면서 또 다른 대형 미제사건으로 꼽히는 ‘대구 성서 개구리소년 실종 암매장 사건’의 해결의 실마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8년 전 성서초등학교에 다니던 다섯 명의 초등학교 학생들은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실종된 후 사건 발생 11여 년 만에야 백골의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러나 타살 추정 외에는 사망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후에도 경찰은 지금까지 수사를 계속 진행해 왔지만 이렇다 할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해 유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특정됨에 따라 이에 고무된 경찰은 또 다른 장기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 대구 개구리소년 사건 재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지난 20일 대구 와룡산을 방문한 민갑룡 경찰총장은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을 재감정하고 희생자들의 동선도 다시 파악하겠다”며 “이제라도 큰 책임감을 갖고 범인을 찾아 원혼을 달래고 유가족의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경찰총수가 직접 개구리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된 현장을 찾아 재수사 방침을 공식화하고 사건 해결에 대한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유가족들은 수 십 년 동안 구천에 떠도는 자식들의 원한을 이번에는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반색하는 분위기다.

아이들이 다섯 명이나 실종돼 백골상태로 발견된 전대미문의 사건이 아직까지 해결은커녕 사망원인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다. 많은 어린이들이 한꺼번에 희생을 당했으면 현장에 터럭만한 물증이라도 남았을 것이 분명하다. 만약 과거에는 과학기술이 미치지 못해 분석이 불가능했더라도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경우처럼 수 십 년이 지난 증거라도 분석해낼 수 있는 게 요즘 과학기술이다. 첨단과학 분석기법과 수사당국의 의지가 뭉친다면 해결하지 못할 사건은 없다고 본다. 이번에는 반드시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의 원인과 가해자가 백일하에 밝혀져 아이들의 원한을 달래주고 부모들의 피맺힌 고통을 덜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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