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다간 자영업자 결딴난다
  • 경북도민일보
이대로 가다간 자영업자 결딴난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9.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현실에서 대부분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마지 않지만 자영업자들에겐 불황 한파가 더욱 매섭게 몰아치고 있는 것 같다. 상인들은 “요즘처럼 힘든 건 처음”이라며 폐업을 고민하는가 하면, “손님의 발길이 뚝 끊어지는 바람에 종업원을 거의 다 내보내고 한 두 명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3~4개월도 버티기 힘든 실정”이라고 아우성이다. 상인들의 이러한 하소연이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은 실제 지표가 잘 보여주고 있다.

그저께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들어 단독 자영업자(직원을 두지 않고 사업주 혼자 가게 운영) 가구 월평균 소득은 228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5%나 급감했다. 이는 자영업자 소득을 직원 유무에 따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 10년 동안 자영업자 소득이 줄어든 해는 2017년 한 해 뿐이었는데 이 당시에도 감소폭은 0.3%에 불과해 그리 심각한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올 들어 상황이 이처럼 악화된 데는 비록 정부에서는 부정하고 싶겠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가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자영업자들의 심각한 위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는 이 뿐만 아니다. 중산층 자영업자가 소득감소로 인해 저소득층으로 대거 추락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전체 가구 중 자영업자를 포함한 근로자 외 가구 비중을 보면 1, 2분위는 지난해보다 증가한 반면 4분위는 크게 줄었다. 고소득층 자영업자 비중은 줄고 저소득층 자영업자가 증가한 명백한 증거다.

자영업자의 소득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에 기인한 것이다. 경기부진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비용 부담이 겹쳐 매출과 소득이 줄어들면서 중산층 자영업자는 저소득층 자영업자로 추락하고, 저소득 자영업자는 하루하루 겨우 버티거나 폐업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폐업 상담·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올해 1~7월 폐업 상담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5배나 늘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자영업들이 문을 닫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1인 자영업자의 상황은 심각 단계를 넘어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밑바닥 서민경제의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결과로 볼 때 결국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취약계층인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올려주기는커녕 더욱 쪼그라들게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우리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하니 이렇게 답답할 노릇이 어디 있나.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하소연을 마이동풍(馬耳東風)으로 그저 흘려듣지 말고 하루바삐 잘못된 경제정책을 수정하는 대수술에 나서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