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상
  • 경북도민일보
가을 단상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9.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풍 ‘타파’가 휩쓸고 간 흔적이 지워지지 않은 9월의 막바지가 각박한 일상을 더 어렵게 한다. 낭만적이기만 한 가을이 일그러지고 있지만 아직은 이른 가을이라 감상(感想)을 깨트리고 싶지가 않다.

가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 차디 찬 겨울을 이겨내며 봄에 싹을 움 틔어 여름 한낮의 뙤약볕을 받으며 영글어진 열매며 곡식들이 풍요로운 행복으로 다가오는 결실의 계절이 가을이다.

며칠 전 필자에게로 배달된 소중한 한권의 시집을 받았다. 초가을에 온 하얀 표지를 한 깨끗한 시집이 더욱 마음을 설레게 하기도 했지만 그 안의 주옥같은 시(詩)들이 더욱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지역의 큰 어른이시며 시인이신 청전(靑田) 서상은 회장님(전, 영일호미수회 회장)께서 네 번째로 출간한 시집 ‘시간의 거울’이었다.

구순(九旬) 가까운 노령에 아직도 활력 넘치는 필력과 로맨티시트 다운 감성이 살아있어 읽는 이의 마음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에너지가 숨 쉬고 있어 좋았다. 가을이 가져다 준 선물이 퍽이나 반가워 단숨에 독파(讀破)하고나니 뭔가 허전하다. 역시 가을이 주는 센티맨탈인가 보다.

또 하나 가을을 느끼게 하는 행사가 지난 18, 19일 양일간에 있은 ‘박유신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그것이었다. 가을밤을 수놓은 아름다운 선율의 향연이 우리고장 출신 세계적 첼리스트 박유신의 해설과 함께 낭만의 클래식공연으로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포스코가 효자아트홀과 경북교육청문화원에서 이틀 동안 열었던 행사다.

가을의 문턱에서 세계적인 연주자 6명이 한꺼번에 우리지역을 찾아 준 것도 이례적이고 중소도시에서는 좀체 접할 수 없는 공연으로 기업시민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 ‘기업시민 포스코 문화콘서트’ 일환으로 열리게 되었다는 공연의도가 더욱 참신하고 따사로운 행사였다.

참가한 연주자의 면면이 가히 세계정상급이라 더욱 격조 높은 공연이었다.

포항출신 첼리스트 박유신을 비롯해 오늘의 박유신을 길러낸 첼리스트 송영훈, 바이올리스트 김영욱, 김재명, 비올리스트 김규현, 김세준, 그리고 피아니스트 김다솔 등 쟁쟁한 멤버들의 명연주가 가을밤을 풍성하게하고 찌든 일상에 목말라하는 시민들에게 단비처럼 촉촉한 낭만을 한 아름 안겨준 일이 우리고장을 더욱 품격 높은 도시로 변화 시키는 것 같아 행복했다. 물론 일부 관객들만의 만족이었겠지만 이런 문화행사를 자주 가짐으로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해소하여 행복도시 포항을 만들어 가는 지름길이 될 수가 있어 포스코의 문화행사 기획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지난주 신문에 포항제철소가 ‘주민이 체감하는 대기환경개선추진’이라는 제하에 대기환경개선TF가 최근2개월간 3회에 걸친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지역사회와 환경문제 소통강화를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몇 달 전 고로 브리드개방에 대한 환경문제로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환경부가 뒤늦은 판단을 내려 환경보전법을 적용치 않고 진일보하는 환경개선 방향을 지자체와 제철소가 수립하여 시행하라는 결론을 내려 당국이나 포스코도 한시름 놓은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환경단체나 언론 등 에서는 환경문제를 거론하고 있어 2024년까지 오염물질 배출량 35% 절감 계획의 환경개선 의지를 늦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환경은 시민의 행복권에도 직결되는 문제로 그 누구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다.

‘소. 확. 행’ 작은 것이지만 가슴속 깊이 파고들 행복을 심어주는 일이야 말로 거금을 들여 만들어내는 그 어떤 일보다 더 값진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포스코가 지역민들과의 진정한 소통과 아름다운 동행이 지역을 살리고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경험으로 알 수 있다.

울긋불긋 물들어 오는 가을날의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는 품격 있는 문화와 풍요로운 행복을 추구하는 시민들에게 희망의 에드벌룬을 띄워 줄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포항철길숲에 나붙은 가을을 찬미하는 명구(名句)들이 한들거리는 코스모스와 함께 낭만의 포항을 만들어가는 가을의 문턱에서 청전선생의 시(詩) ‘사랑 고백’이 생각난다. ‘죽고 못 살도록/ 좋으면/ 죽어도 좋다/ 사랑하니까!’

김유복 포항뿌리회 전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