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보수-진보’로 찢어진 대한민국
  • 손경호기자
조국 사태…‘보수-진보’로 찢어진 대한민국
  • 손경호기자
  • 승인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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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진영 연일 맞불집회… 이념정치로 민주주의 후퇴
조 장관 지지세력, 검찰개혁 전면에 내세워 조국 수호
보수진영은 조국 사퇴론 부각 통해 범보수 결집 견인
보수-진보 분열 가속… 민생경제 실종된지 이미 오래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국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로 빚어진 보수와 진보의 갈등양상이 대한민국을 두패로 갈기갈기 찢으며 분열시키고 있다.

법무부 장관 지명시점부터 대략 50여일 간 ‘사모펀드 논란’, ‘웅동학원 논란’, 논문 제1저자 논란 등 자녀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수차례 압수수색이 이어지며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보수와 진보진영은 서로 ‘조국사퇴’ ‘조국수호’를 주장하며 연일 광장집회를 열어 국민 분열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피 땀으로 어렵게 이룬 자유 민주주의의 정체성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김무성 국회의원은 1일 “여권은 검찰의 정당한 수사에 대해 부당한 압력을 넣기 위해 수만 명의 홍위병을 동원해 우리나라를 내전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모두 미쳐 날뛰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열린 토론, 미래’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개혁 적임자라는 억지를 부리면서 국민 분열에 기름을 퍼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표적 진보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지난달 30일 tbs라디오 ‘김지윤의 이브닝쇼’에 출연해 “다들 진영으로 나뉘어서 미쳐버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서 ‘사회 분열’을 우려했다. 진 교수는 “제가 신뢰했던 사람들을 신뢰할 수 없게 되고, 존경했던 분들을 존경할 수 없게 되고, 의지했던 정당도 믿을 수 없게 됐다”면서 “이런 상황이니까 제가 사실 윤리적으로 완전히 패닉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정과 정의의 문제가 진영의 논리로 변질, 집단지성이 마비되며 민주주의의 위기까지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조국 장관을 옹호하는 세력들은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운다.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조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자신들의 목적인 조국을 지키기 위해 검찰개혁이라는 외부의 적을 끌어들이는 논점흐리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 한국당을 위시한 보수진영은 ‘조국 사퇴’론을 부각시키며 범 보수단합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은 개천절인 3일 광화문~대한문~서울역에 이르는 150만 집회를 연다. 민주당과 진보진영이 지난 주말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벌인 ‘촛불 집회’에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나라가 두 패로 갈라져 갈가갈기 찢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호’가 좌초되는 것 아니냐라는 원로들의 걱정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좌도 우도 아닌 진정 나라를 걱정하는 이들은 누구편을 들어야 하나. 국민을 위한 민생경제는 찾아볼 수 없고 이념정치의 이데올로기에 파 묻혔다.

영국의 석학 린다 그래튼 교수는 “정치에서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외부의 적을 상징하거나 불필요하게 논점을 흐리며 사람들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략을 아직도 구사한다. 참으로 졸렬하다”고 ‘초예측’(웅진 지식하우스)에서 설파했다. 현재 한국정치의 현실을 잘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지난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오늘부터 저는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한국정치의 현실은 어떤가. 국민통합은 커녕 보수와 진보의 분열은 갈수록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민 대통합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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