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직후 민초의 삶, 오페라에 담다
  • 이경관기자
광복 직후 민초의 삶, 오페라에 담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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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제오페라축제 메인 작품
국립오페라단 합작 ‘1945’ 공연
민족의 희노애락 담은 스토리
아름다운 우리말 가사로 ‘호평’
4·5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페라 ‘1945’ 공연사진.
오페라 ‘1945’ 공연사진.
대구를 오페라의 열기로 이어가고 있는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세 번째 메인작품이자 국립오페라단과 합작한 오페라 ‘1945’를 오는 4일과 5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국립오페라단이 야심차게 제작한 오페라 ‘1945’는 지난 9월27일 예술의전당에서 초연 무대를 가졌다.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한 탄탄한 줄거리와 친숙한 음악, 우리말로 된 아름다운 가사 등 창작오페라의 한계로 지적받아온 요소들에서 모두 합격점을 기록하며 호평 받은 작품이다.

오페라는 광복 직후의 중국 만주를 배경으로 한다. 조선인 위안부 출신의 ‘분이’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함께한 일본인 위안부 ‘미즈코’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전재민(戰災民) 구제소’로 오게 되고, 조선인들 사이에서 ‘미즈코’를 자신의 말 못하는 동생 ‘순이’로 속여 위장한다.

하지만 기차가 출발하기 하루 전 ‘순이’의 정체가 발각되고, 그전까지만 해도 함께 정을 나눴던 사람들은 일본인을 기차에 태울 수 없다며 분개한다.

그러나 ‘분이’는 함께 지옥을 헤쳐 왔으며, 아이까지 임신한 ‘미즈코’를 결코 버릴 수 없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글강습회를 계획하며 당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줄 ‘구원창’, 남편과는 달리 떡장사를 하고픈 현실적인 아내 김순남, 전재민 구제소의 최고령자 이노인과 그의 아들 이만철, 생활력 강한 만철의 아내 송끝순, 동생을 잃고 분이에게 순정을 보여주는 오인호, 오갈 데 없는 밑바닥 인생이지만 서로를 알아보고 정분을 나누는 장막난과 박섭섭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1945년 당시 전재민 구제소의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그려낸다.

오페라 ‘1945’는 2017년 국립극단에서 연극으로 선보여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배삼식 작가의 ‘1945’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오페라 대본 또한 원작자가 직접 작성해 이야기에 깊이를 더했다.

“증언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사라진 사람들에 관한 기록을 찾아내 여러 인물 군상으로 극화했다”는 배삼식 작가는 역사적 사건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당시 민초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그려냈다.

여기에 음악극·연극·뮤지컬·무용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들을 작곡해온 최우정이 동요 ‘고향의 봄’,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 등의 선율을 인용한 친숙한 음악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2018 평창패럴림픽 개·폐막식 총감독 및 작품 해석과 무대에 대한 타고난 감각으로 호평 받은 스타연출가 고선웅이 연출을 맡아 특유의 재치로 ‘애이불비’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이번 ‘1945’ 대구공연에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이 참여하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정치용이 지휘봉을 잡아 ‘국가대표 오페라’급 연주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이명주, 뮤지컬 ‘팬텀’과 ‘안나 카레니나’로 대중에게도 친숙한 소프라노 김순영을 비롯해 소프라노 김샤론, 테너 이원종, 민현기, 정제윤, 메조소프라노 임은경, 김향은, 바리톤 유동직, 우경식, 이동환 등이 출연해 인간 군상의 다양한 면면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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