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호국도시 칠곡, 에티오피아에 희망의 씨앗 심다
  • 박명규기자
평화·호국도시 칠곡, 에티오피아에 희망의 씨앗 심다
  • 박명규기자
  • 승인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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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보훈 교류 협력 MOU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 부스 운영
한국전 참전 강뉴부대 무훈 재조명
참전용사 가족 지원 협력키로
칠곡 평화마을 자립 선포식 진행
지난달 30일 경북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열린 칠곡군과 에티오피아간 문화·관광·보훈 교류 업무협약을 마친 백선기 군수(앞줄 왼쪽 네번째)와 쉬페로 시구테(Shiferaw Shigutie) 에티오피아 대사(다섯번째) 등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이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과 지역축제를 알리고 문화·관광·보훈 교류 협력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지난달 30일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쉬페로 시구테(Shiferaw Shigutie) 에티오피아 대사와 문화·관광·보훈 교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에티오피아와의 굳건한 교류를 약속했다.

이날 양 기관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칠곡군에서 열리는‘제7회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 부스’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더불어 각종 기념일을 물론 기념행사, 축제, 국제 교류행사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칠곡군이 국제도시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밖에도 양 측은 민간 교류를 적극 지원하고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강뉴 부대의 무훈을 재조명하고 참전용사 가족 지원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쉬페로 시구테 에티오피아 대사는 “2014년부터 6년간 민관협업으로 에티오피아를 지원해준 백선기 칠곡군수님과 군민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양 측 관계를 한 단계 격상해 전략적인 파트너로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칠곡군을 방문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회장을 백선기 군수가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 강뉴부대를 기억하는 칠곡군

칠곡군은 에티오피아와 2014년부터 6년간의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 왔다. 그러한 동행은 69년 전 피를 나눈 인연에서부터 비롯됐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에티오피아 셀라시에 황제는 지구 반대편 낯선 나라 전투에 자국 청년들을 파병했다. 황제의 명령에 따라 6037명의 에티오피아 청년들이 3주간의 항해 끝에 부산에 도착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청년들 중 122명이 전사하고 5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253차례 전투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켰다. 황제의 명령처럼 이기든 죽든 둘 중 하나만 선택했기에 참전국 중 유일하게 단 한 명의 포로도 없었다. 에티오피아 부대의 이름은 ‘초전박살’이란 뜻의 ‘강뉴부대’였다.

호국 평화의 도시 칠곡군은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의 희생을 잊지 않았다. 호국과 평화를 도시의 정체성으로 생각하는 칠곡군민은 대한민국을 도와준 에티오피아에 결초보은하는 것을 당연한 의무이자 도리라고 생각했다.

 

 

 

 

 

 

 

 

 

백선기 군수가 2017년 11월 디겔루나 티조에 위치한 칠곡평화마을을 방문해 어린이를 격려하고 있다.
◇ 칠곡군 메마른 땅에 희망을 심다

칠곡군은 에티오피아 오르미아주 디겔루나 티조 지역을 칠곡평화마을이라 부르고 2014년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 칠곡평화마을을 돕기 위해 평화의 동전 밭을 마련했다. 동전 밭을 통해 에티오피아의 고귀한 희생이 알려지자 칠곡 군민은 칠곡평화마을 돕기에 본격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다.

지역의 유치원과 초등학생 5000여 명은 용돈을 아껴 고사리 손으로 칠곡평화마을에 도움을 손길을 내밀었고 칠곡 할매·할배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차가운 왜관역 바닥에서 공연을 했다. 생활에 여유가 있는 군민은 물론, 기초 수급자와 장애인 등 오히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주민도 동참한 결과 매월 1260만원이 모이기 시작했다.

군민들의 성금은 에티오피아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지난 6년간 에티오피아 디겔루나 티조 지역에 2개 초등학교가 신축되고, 인근 15개 초등학교의 책걸상과 기자재를 모두 교체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현지 주민들의 생활환경도 확 바뀌었다. 양계 사육·농작물 관리 교육이 진행되면서 저축조합이 설립되고, 식수 저장소 4기와 식수대 11기가 건설되는 등 자립 기반이 마련됐다.

이에 11일부터 열리는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대축전 개막식에서 칠곡평화마을 자립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 대한민국을 가난에서 구한 새마을 운동을 에티오피아에 전파하기 위해 3억원을 투입 티그라이주에 새마을회관을 건립하고 새마을 조직 육성을 통한 주민의식 개혁, 마을안길 포장 등 환경개선, 소득증대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백선기 칠곡군수
<백선기 칠곡군수 인터뷰>



-에티오피아 지원의 핵심은

“많은 국가들과 NGO 단체들은 에티오피아에 지원 손길을 끊임없이 내밀고 있지만 그들에게 남은 것은 오염된 우물과 상처입은 자존심이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고기가 아닌 고기 잡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자립의 기반을 마련해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에티오피아에 새마을 운동을 전수했다고 하는데.

“새마을운동은 국제 사회에서 빈곤 퇴치의 실제 성공 사례와 저개발국을 위한 학습 모델로 인정받으며 세계빈곤퇴치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왔다. 또 새마을운동 정신이 유엔이 지향하는 가치와 이상과 부합하기 때문에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6.25 전쟁 당시 에티오피아 젊은이의 고귀한 희생이‘새마을 운동’의 씨앗이 되어 대한민국은 가난을 극복하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새마을 운동을 전수해 69년 전 에티오피아 젊은이의 희생에 보답하고자 했다. 에티오피아 티그라이주 새마을 시범마을에 새마을 조직 육성을 통한 주민의식 개혁과 새마을회관 건립, 마을안길 포장 등 환경개선, 소득증대 사업을 추진했다.”

-멜레세 테세마 한국전참전용사협회 회장님과 인연이 깊다고 알고 있다.

“멜레세 회장님을 2015년 12월 에티오피아에서 처음 뵙지만 짧은 시간에 서로 마음이 통했다. 2016년 가을 칠곡군에서 열린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 멜레세 회장님을 비롯한 참전용사 두 분을 초청했다. 그 분들이 한국에 발을 내딛는 순간 감회에 젖어 눈물을 흘리셨다. 지역의 독지가는 이분들의 방문을 알고 현금을 지원했고 직원의 안내로 서문시장에서 옷을 구입했다. 서문시장 상인은 참전용사임을 알아보고 제품을 원가로 판매하고 생필품을 선물했다.

회장님이 꼭 다시 만나자 약속했고 저는 그 약속을 지킬 테니 건강하시라고 당부 드렸다. 2017년 11월 에티오피아 방문 때 서로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2018년 6월 회장님이 포항의 한 교회로부터 초청을 받아 한국을 방문했을 때또 한 번의 만남을 가졌다. 앞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회장님과 참전용사의 건강을 기원한다.”

-에티오피아를 지원하면서 칠곡군이 얻는 것은

“칠곡군은 6,25 전쟁당시 최대의 격전지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과 평화의 도시이다.

칠곡군은 호국과 평화를 도시의 정체성으로 삼고 호국평화를 소재로 관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했다.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은 이러한 인프라에 스토리를 입혀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군의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정립해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또 에티오피아 돕기에 특히 지역의 유치원과 초등학생이 많이 참가했다.

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된다면 지역 사회에 사랑의 전도사로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를 올리고 나눔 문화를 더욱 활성화 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는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에서 상생 발전을 위한 동반자의 관계를 구축하도록 하겠다.”

-에티오피아 지원을 어머님께서 좋아 하셨다고 하는데

“비단 어머님뿐만 아니라 6.25전쟁을 겪었던 어르신들은 UN참전국에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어머님께서도 참전국인 에티오피아 지원이 응당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며 그 누구보다 반기셨다. 지난 2015년 12월 에티오피아 출장을 앞두고 있을 때 어머님이 많이 위독하셨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불효자가 될까 발길이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어머님의 뜻으로 생각하고 출장을 강행했다. 어머님은 이러한 아들의 마음을 아셨는지 아들의 귀국을 끝까지 기다려 주셨고 귀국 후 유명을 달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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