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름다운 자연을 닮은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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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아름다운 자연을 닮은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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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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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영의 클래식 이야기
멘델스존 4번 교향곡 ‘이탈리아’

△올 가을에는 행복해지자

주위를 보면 어느새 단풍이라는 예쁜 색감들이 이제는 가을이야! 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고 교외라도 잠깐 나가 노란 황금물결의 고개 숙인 벼를 보자면 비록 가난하게 살지라도 가을은 우리들에게 마치 “올가을에 행복해 질것이에요” 라고 말해 주는 것 같다. 필자는 가을이 참 좋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이라 가족과 함께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휴가철 성수기에 여행을 하지만 숙박 및 여행경비가 비수기 때보다 많이 든다. 하지만 요즘같은 비수기라면 항공, 숙박비가 생각보다 저렴하다. 십 수 년 전 필자의 유학시절 가족과 함께 유럽여행을 한 적이 있다. 유럽 중에서도 이탈리아 로마의 여행이 아직까지도 좋은 기억이 많은 추억이 많다. 트레비분수, 콜로세움, 로마 고대유적지, 바티칸 등등 로마자체가 거대한 세계사 박물관 같은 곳이라 로마는 필자에게는 늘 다시 가고픈 여행지 1순위가 되어버렸다. 여행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는 정서적으로 힐링을 주는 특효약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탈리아 여행이라는 주제로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를 소개한다.



△클래식 음악은 자연을 닮았다

사람이 자연의 일부이듯이 음악 역시 자연의 소리이다. 작곡가는 주위 자연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클래식 음악은 자연을 닮았다. 예를 들어 독일은 여름을 제외한 나머지 계절은 춥고 어두워 항상 으슬으슬하고 축축하다. 그래서 그런지 산뜻하고 밝은 음악보다는 철학적이고 고뇌에 찬 명곡들이 많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음악은 사계절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반도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에 걸맞은 밝고 경쾌한 음악들이 많다. 이렇듯 환경에 따라 지방색이 분명히 있듯 음악도, 음악인도 나라마다 음악의 특색은 뚜렷하다.

이런 이유로 멘델스존은 이탈리아 음악과 음악인에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독일 음악에 비해 지나치게 밝고 음악적 논리성이 부족한 이탈리아 음악은 그의 음악적 성향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고 특히 이탈리아 음악가들은 하이든, 베토벤과 같은 독일문화권 명곡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그런데 그렇게도 이탈리아를 싫어하는 멘델스존이 이탈리아를 찬양하는 음악을 만들었고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 되었다는 것은 당시 세간에는 큰 이슈가 되었다. 멘델스존이 싫어했던 것은 이탈리아 음악이지만, 멘델스존은 이탈리아의 수려한 자연과 로마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다.

멘델스존은 여행을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여행을 하며 작품을 많이 만들었는데 특히 ‘이탈리아’ 교향곡은 이탈리아 로마 여행 중 작곡된 명곡이다. 그가 로마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교향곡 곳곳에서 알 수 있다. 로마의 아름다운 모습과 이탈리아의 찬란한 태양의 표현이었다. “지금 새로운 힘을 얻어 새로운 작품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교향곡’을 만들고 있으며, 아마도 내가 작곡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성숙하고 완벽한 작품이 될 것입니다.” 당시 24세 청년이었던 멘델스존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 중 이탈리아 교향곡에 대한 이야기이다. 짧은 내용이지만 그의 이탈리아에 대한 애정을 잘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이탈리아의 자연을 닮은 교향곡 이탈리아

음악을 실제로 들어본다면 첫 소리부터 그 경쾌함은 CF나 라디오방송에서 자주 들어봄직한 바로 그 음악이다. 이 교향곡은 말 그대로 ‘이탈리아’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1악장의 악곡의 처음부터 받는 강한 인상은 여유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무작정 떠나게 만들만큼 행복한 감동을 줄 것이다.

교향곡은 모차르트와 같은 쾌활함이 있어 남부 유럽의 아름답고 밝은 이탈리아의 풍경과 그들의 풍속이야기가 잘 어울린다. 여행 중 받은 강한 이미지가 작품 속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어 매력적이다. 작품의 이름은 이탈리아이지만 작곡의 방식은 가볍지 않으면서도 탄탄한 구조로 잘 작곡되었다. 관악은 마치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느낌이 있고 현악의 느낌은 오스트리아 빈 풍으로 가볍고 상쾌한 느낌을 전체적으로 갖는다.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Allegro vivace. 느린 서주 없이 곧바로 빠르고 화려한 음악으로 시작하는 이탈리아 교향곡의 1악장은 맑고 화창한 이탈리아 로마의 날씨를 연상시킨다. 대부분의 교향곡과는 다르게 빠른 8분의 6박자로 마치 흥겹고 활기찬 춤곡 같은 느낌이다. 진한 하늘색과 상쾌한 날씨, 남국적이고 이국적인 밝고 즐거운 바이올린의 첫소리, 따뜻하고 명랑한 클라리넷소리가 이탈리아 목가적인 정취를 안겨준다. 전체적으로 빠르고 경쾌하고 멘델스존 같다는 특유의 활기와 상쾌함으로 가득하다.

2악장: 안단테 콘 모토 Andante con moto. 2악장은 느린 행진곡 풍이다. 그 느낌이 마치 순례의 합창을 느끼게 하는 악장으로 마치 엄숙한 종교의식을 연상시킨다. 작곡가 ‘모셀레스’에 의하면 이 선율은 집시의 순례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되었다고 한다. 이 선율은 오보에와 바순, 비올라로 연이어 연주하게 되는데, 특이한 악기 배합으로 만든 2악장의 선율은 옛 시대 로마의 이국적 색채마저 느끼게 한다.

3악장: 콘 모토 모데라토 Con moto moderato. 3악장은 멘델스존은 스케르초인지 미뉴에트인지 애매모호한 음악을 제시한다. 어중간한 속도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여느 교향곡과 다른 시도로 더욱더 낭만적인 이탈리아를 표현하였다. ‘트리오’라고 불리는 중간 부분에서는 호른의 경쾌한 멜로디를 듣게 되는데 호른 특유의 분위기는 로마 사람들의 매력을 소개하는듯하다.

4악장: 살타렐로. 프레스토 Saltarello-Presto. 멘델스존의 작품 대부분은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4악장은 그가 작곡한 음악 중에서 표현이 과하고 긴박감에 넘친다. 멘델스존은 4악장 악보에 ‘살타렐로’라고 적어 놓았는데, 이 뜻은 13세기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추던 빠른 춤이며 춤곡의 장르이다. 살타렐로라는 춤은 공중으로 빠르게 뛰면서 추는 춤이다. 4악장을 감상해보면 이탈이아 사람들이 기쁘고 활기에 찬 춤을 추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행지의 자연을 소리 나는 그림으로 그린 멘델스존

멘델스존은 어릴 적부터 유복하게 자라 여행을 많이 했다. 여행으로의 영감으로 받은 그의 대표 작품으로는 그의 3번 교향곡 스코틀랜드로 유명하다. 교향곡 스코틀랜드의 느낌은 매우 환상적이고 몽환적이다. 이렇듯 멘델스존은 여행으로부터 얻은 영감으로 여행지의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음악으로 담아내었다. 그만의 방법을 사용하여 작곡하여 그림을 그리듯 그의 음악을 아름답게 채색하였다하여 후대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음악의 풍경화가’라 일컫는다.

자연은 인간을 세상에 내어 놓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쉼과 여유를 찾고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역사상 모든 예술적 명작은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귀소본능을 자극한다. 멘델스존은 ‘자연’ 속에서 음악을 깨달았고 자연을 담아내는 작곡가로서 음악사에 길이 빛나는 주옥같은 곡들을 탄생시켰다. 옥빛 가을 하늘이 있고, 초록의 풀과 나무가 있는 자연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여행을 하며 멘델스존을 감상해 보자.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일영 포항유스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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