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으로 풀어낸 ‘연오랑 세오녀’
  • 이경관기자
한국무용으로 풀어낸 ‘연오랑 세오녀’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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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관 기자의 공연산책] ‘썬&문’-별이 된 연인
포항문화재단·김동은무용단
‘썬&문’-별이 된 연인’ 공연
5회간 관객 1000여명 관람
신라 복식·예법·조명 등에
현대식 무대기법 더해 풍성
적재적소 군무도 시선강탈
‘썬&문’-별이 된 연인’ 출연 무용수들 기념촬영 모습.
(재)포항문화재단과 김동은무용단은 지난 10~12일까지 사흘간 ‘썬&문’-별이 된 연인’을 포항시청 대잠홀에 올렸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한 이번 공연은 방곡곡 문화공감 ‘공연기획 프로그램 선정작’으로 선정돼 사업비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받아 진행됐다. 5회 진행된 이번 공연은 유료로 진행됐음에도 1000명의 관객들이 관람하며 지역 문화콘텐츠의 가능성을 입증해보였다. 12일 오후 3시 공연을 직접 찾아 관람했다.

‘썬&문’-별이 된 연인’은 포항의 대표적 문화적 자산인 연오랑 세오녀 신화를 소재로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개발하기 위해 지역의 무용예술단체 김동은무용단과 포항문화재단이 협력해 제작했다. 이 작품은 특히 지난해 말 초연된 공연을 바탕으로 작품의 수정과 보완을 거쳐 이번 무대에 올랐다. 기존 스토리 위주의 작품 구성에서 의미와 상징을 무대적 장치와 은유를 통해 풍부히 표현하며 새로운 작품으로 거듭났다.

창작무용 ‘‘썬&문’-별이 된 연인’은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연오와 세오가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자 일월이 빛을 잃었다가 세오의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자 다시 빛을 회복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한국무용에 녹여낸 작품으로 총 5장으로 구성됐다. 이 작품은 우리 평생의 화두인 ‘사랑’을 일월신화를 통해 풀어내 감동을 선사했다. 작품은 일월신화의 시대적 배경이 된 신라의 복식과 예법, 현대의 무대기법 등이 결합된 현대예술로 한국무용의 진면목을 전했다.

제1장 ‘별이 된 연인’은 마치 별이 되듯 떠나버린 연오와 세오를 상징적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동해 바다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연오와 세오. 어느날 연오가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왕이되고 세오는 바위 위에 놓인 그의 신발을 품에 들고 애달프게 그를 추억할 수 밖에 없었다. 흐린 하늘에선 별을 볼 수 없듯, 서로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으로 떨어진 두 연인을 연기하는 무용수들의 몸짓은 절절했고, 하늘거리듯 서로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제2장 ‘아득하고 아득하여’에서는 멀어져 버린 사랑하는 이를 애절하게 그리는 장면으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그저 희미해져버린 연인을 그리는 애달픈 모습이 펼쳐졌다.

제3장 ‘사모의 정’ 역시 떠나버린 사랑하는 이를 추억하는 모습을 그린 장면으로 2~3장에서는 연오 세오의 몸짓은 헤어진 연인을 서로 그리워하는 절절함과 깊은 감정이 깃든듯 애잔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금 만난 연오와 세오는 전 보다 더 커진 사랑을, 빛을 통해 세상을 밝힌다.

제4장 ‘제례’에서는 연오와 세오가 떠난 신라에 어둠이 찾아오고 빛을 되찾기 위해 세오가 짠 비단을 가지고 와 제를 올리는 장면으로 신라시대의 의복과 예를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영상과 음악이 당시의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펼치는 몸짓과 어울리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제5장 ‘다시 빛나는 별’에서는 제를 통해 빛을 되찾은 신라와 서로를 향한 여전한 사랑을 드러내보이는 연오와 세오의 모습으로 꾸며졌다. 서로를 향한 사랑의 감정이 결국은, 천년 신라의 빛으로 영원히 타오르도록 한 것이다.

1시간 조금 넘는 이번 창작무용 ‘썬&문’-별이 된 연인’은 지역의 뿌리인 ‘일월신화’를 모티브로 지역예술단체가 재단과 협력해 제작했다는 것에 의미가 깊었다.

또한 신라의 복식과 예법, 조명, 영상 등 현대의 화려한 무대기법이 더해져 작품을 더욱 풍성히 했다.

특히 연오와 세오를 연기한 무용수들의 몸짓과 감정연기는 일품이었다.

장면마다 적재적소에 녹아든 군무 또한 이번 공연의 볼거리였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김영민(34) 씨는 “연오랑 세오녀의 이야기를 창작무용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며 “일월신화는 지역 뿌리의 근간으로 앞으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썬&문’-별이 된 연인’은 지역예술가들의 노력에 의한 성취인 동시에 지역의 서사에 바탕한 포항의 문화자산”이라며 “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동은무용단의 김동은 대표는 “이 작품은 한국적 정서와 전통춤의 원리를 현재적으로 재해석하고 다양한 무대 메커니즘을 활용해 무용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정신을 몸짓으로 담아내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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