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NBA 보이콧, 또 하나의 미중 패권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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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NBA 보이콧, 또 하나의 미중 패권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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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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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를 둘러싼 미중 기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또 하나의 미중 패권전쟁이라고 할 만하다.

사태의 전말은 이렇다. NBA의 주요 구단 중 하나인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농구협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로키츠와 모든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밝혔다. 그뿐 아니라 로키츠의 스폰서 기업들이 일제히 스폰서십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모레이 단장은 파문이 확대되자 6일 트위터에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중국 내 로키츠 팬과 친구들을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 단지 하나의 사건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일 뿐이다. 그 트윗 이후 다른 의견을 듣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모레이 단장뿐만 아니라 NBA도 협회 차원에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미국 정치권이 들고 일어났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NBA가 중국에 사과한 것은 공산당 독재정권을 지지하는 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공화당)도 트위터를 통해 “NBA가 중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미국 시민이 누려야 할 표현의 자유를 말살했다”고 흥분했다. 이외에 수많은 의원들이 NBA 비난행렬에 동참했다.

그러자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가 나섰다. 실버 커미셔너는 8일 기자회견을 갖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며 모레이 단장을 두둔했다.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발언이다. 지금까지 어느 기업이나 단체도 중국의 횡포에 맞서 중국 권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적 기업들은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부상할 중국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권부에 아부를 해왔다.

중국은 지난해 대만과 홍콩 표기에 ‘China’를 넣을 것을 국제 항공사에 요구했다. 모든 국제 항공사가 황금노선으로 떠오른 중국을 포기할 수 없었다. 따라서 세계의 모든 항공사가 시황제(?)의 명을 따랐다.

이뿐 아니라 구글 등 세계적 IT기업도 중국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특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시진핑 주석에 대한 아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시 주석 집권 2기 기념행사에 참석, “시 주석의 은혜가 사해에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NBA 커미셔너가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중국 권부를 일갈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의 발언 하나로 중국 시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약 5억 명이 NBA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전체인구(3.3억명)보다 더 많다.

그의 발언은 자유세계에선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시황제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이다. 그의 발언은 자유세계를 대표하는 미국과 전체주의 대표하는 중국의 기싸움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이 시대의 ‘삽화’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은 굴기하면서 막대한 구매력을 무기로 세계에 중국식 기준을 강요하고 있다. 중국이 계속해서 무리한 중국식 기준을 세계에 강요하고도 진정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까?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전 세계적 리더십을 행사한 것은 군사-경제력도 있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가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은 진정한 ‘권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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