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기술 우리가 세계 1등인데… 탈원전으로 생태계 위축 안타깝다”
  • 이예진기자
“원자력 기술 우리가 세계 1등인데… 탈원전으로 생태계 위축 안타깝다”
  • 이예진기자
  • 승인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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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흥 한동대 총장, KAIST 고별특강서 정부 탈원전 정책에 쓴소리로 비판
장순흥 한동대 총장. 뉴스1
“원전기술만큼은 우리가 세계 1등인데 원전을 안 하면 2·3위인 중국·러시아에 뺏길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 원자력계 석학 중 한 명인 장순흥(65·사진) 한동대학교 총장이 지난 15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자신의 정년기념 고별특강에서 한 말이다. 한 총장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쓴 소리로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 총장은 이날 고별 특강에서 “원자력은 현재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기술과 가격경쟁력에서 모두 1등 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기술과 부품 모두 100% 국산화된 분야예요. 이렇게 경쟁력 있는 시점에 이러는(정부의 탈원전 정책)게 안타깝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원전이야말로 원천기술부터 부품·장비까지 온전히 우리 기술로 자립시킨 모범 산업인데 왜 정부가 탈원전으로 생태계를 위축시키느냐는 게 그의 발언 취지다.

장 총장은 “일본이나 프랑스 등 이른바 원자력 선진국의 경우 다른 나라와의 합작이나 협력을 발판 삼았으나, 우리나라는 사실상 독자적으로 성과를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1∼3차 한국 원자력진흥종합계획 수립 당시 미국 영향이 무척 컸었다. 우리나라에서 뭐 좀 하려고 하면 확인해서 애를 먹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고 일본·프랑스 등 원전 선진국을 제치고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설계 인증을 통과한 과정 등도 소상하게 설명했다. 그는 원자력의 미래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장 총장은 “2016년 기준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이 392GW(기가와트) 정도인데 2050년에는 이 수치가 줄어들 수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며 “안전성에 대해 지역 주민에게 잘 설명하는 한편 경제성을 확보한다면 원자력은 반드시 컴백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부가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꼽고 있는 태양광·풍력발전 등에 대해서는 “태양광발전은 (관련 제품들을) 거의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고 풍력도 덴마크·스페인 등에서 수입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전기료를 싸게 책정해 반도체 등 제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도 원자력 덕분인데 우리가 이렇게 좋은 원전 경쟁력을 두고 왜…”라며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장 총장은 최근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원자력 분야 전공자들이 진로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거나 외국으로 떠나고 이 분야를 지원하는 학생들조차 줄어드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서 원전을 계속 더 지어야 관련 부품 분야의 중소기업·대기업 등 산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건설이 중단된) 울진 신한울 3.4호기 등 미니멈 수준에서 짓던 것이라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국내에서 원전을 계속 지어 (실적이 있어야) 해외에 수출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서방권에서는 우리나라 말고는 원전의 기술·가격 경쟁력 있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1등인 우리가 원전을 안 하면 수출시장은 2·3위인 중국·러시아에 뺏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 총장은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 같은 고민을 담은 2권의 저서 ‘가지 않은 길…원자력, 상아탑을 넘어 원전 수출까지’, ‘카이스트의 혁신, 10년’의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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