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법, 징역 5년 원심 깨고 징역 3년 6월 선고
고수익을 미끼로 거액을 투자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구 청년 버핏’ 박 모(34)씨가 항소심에서 1심 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받았다.대구고법 형사2부(이재희 부장판사)는 6일 박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애초부터 남의 재산을 가로챌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상당 금액을 장학금 등으로 사용한 점,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 복구에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 형량은 무겁게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내지 못했음에도 불구,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부를 축적한 듯 행세하고 채무수습을 위해 투자금을 돌려막기 식으로 이용하는 등을 종합하면 비난 가능성이 크고 피해 투자금 대부분이 변제되지 않은 점 등도 고려했다”며 “언론에 소개된 장학사업을 위해 피해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범행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지인 A씨에게 높은 수익을 약속하며 13억9000만원을 받아간 뒤 돌려주지 않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인 10여명으로부터 20억원 가량을 투자금 명목으로 받았으나 주식 투자에 쓰지 않고 기부 및 장학사업 등에 사용했다.
앞서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지난 7월 박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한편 박씨는 대학 재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모은 약 1000만원의 돈을 주식에 투자해 400억원대의 자산가가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청년 (워런)버핏’으로 불렸다. 그는 또 지난 2013년 자신의 모교와 시민단체 등에 거액을 기부해 ‘청년 기부왕’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 2017년 8월 한 유명 주식 투자자가 “수익금이 과장됐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박씨는 이를 부인하다 주식 수익 규모가 과장됐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투자자가 “투자금을 가져간 뒤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박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올 1월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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