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의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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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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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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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역사 재조명 … 영화 `한반도’ 연출 강우석 감독
 
통일 앞둔 남북 가까운 미래 이야기
주변강국에 핍박받는 역사 꼬집어내
왜 민족주의 경계하나…관객 평가 남아

 
 한국 영화계에서 손꼽히는 `흥행사’ 강우석 감독의 얼굴이 편치만은 않아 보였다. 자신의 15번째 연출작이자 작심하고 만든 영화 `한반도’(제작 KnJ엔터테인먼트)가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후 여러가지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다. 논란을 예상했고, 어찌 보면 논란이 일어나기를 바랐지만 생각 이상으로 트집을 잡는 부분이 있기 때문.
 그럼에도 강우석 감독은 단단한 맷집을 유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더 의연하고 강하게 대처하는 듯 했다.
 “관객의 힘을 믿는다”는 말이 그 동력으로 여겨졌다.
 `한반도’는 남과 북이 화해하고 통일을 앞둔 가까운 미래 한반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담았다.
 경의선 철도 개통을 통해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남과 북의 의지를 간파한 일본이 일제시대 고종이 국새를 찍었다는 계약서를 들고와 경의선 철도 부설권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힘을 의식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은 일본의 편을 들어준다.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대통령은 진짜 국새가 따로 있다는 사학자 말에 모든 것을 걸고, 현실적인 총리는 일본을 비롯한 우방의 말을 거슬릴 필요가 없다며 사학자를 제거하기 위해 사학자 후배를 보낸다.
 한국과 일본 해군 병력이 동해상에서 대치,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한다.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 고종과 명성황후의 최후가 비장미 넘치게 흐른다.
 영화는 한편에서 너무 선동적이며 프로파간다 같으며, 영화라는 장르로 보기에는 유치할 정도로 적나라한 표현이지 않느냐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당당하게 한반도의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할 말이 많은 강감독은 자신의 머리와 가슴속에 담아둔 말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직설적인 질문과 적극적인 대답이 오갔다.
 ―현실을 너무 드러내지 않았나. 또한 말이 너무 많다. 강의하려는 것 처럼
 ▲이 영화는 10대부터 60대까지 볼 수 있는 영화다. 그 관객층 모두에게 많은 것을 전달하려다 보니 말이 많아졌다. 은유가 내 전공임에도 그것을 포기하면서 까지 말을 많이 했던 건 한국 사회, 한국 정치를 편하게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향해 이런 정도의 말을 전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총리의 갈등, 한국과 일본의 군사 충돌 직전의 상황 등등 표현이 이렇게까지 직설적일 필요가 있었나.
 ▲`공공의 적’이나 `실미도’를 만들어서 검찰청, 경찰청에 수 차례 드나들었다.
 사회적으로 사람들의 정신세계에 화두를 던지는 방법을 알게 됐다.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정의다운 정의가 없다는 점이다. 월드컵 때 붉은 악마의 행동을 빼고는. 정치는 조선시대 당파싸움 수준이며, 국론은 분열돼 있다. 국민에게는`나라에 대한 혐오증’이 분명히 있다. 전체를 놓고 까발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최후는 역사시간에 배웠던 것과 많이 다르다
 ▲고종이 바보 왕, 마누라 치마폭에서 덜덜 떨었던 왕이라는 건 일제 식민지배 시기에 만들어졌다. 고종은 결코 바보가 아니었으며, 일본의 사주를 받은 궁녀에 의한 독살설에 무게중심이 갈 만큼 일본에서 꺼리는 존재였다. 고종이 겪었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하나도 다르지 않다. 고종이 독약을 마시는 장면에서 한국 사람인 것에 대해 긍지를 느꼈다는 관객도 있다.
 ―민족주의 색채를 너무 내세웠다는 평도 나온다
 ▲참 이상하다. 민족주의가 뭐가 나쁜가. 지구상에서 가장 민족주의가 강한 나라가 어디인가. 미국이다. 미국제일주의로 산다. 일본은 어떤가. 때마다 관료라는 사람들이 엄청난 망언을 서슴지 않고 총리가 신사에 참배할 정도로 민족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세계 열강들이 저마다 민족주의를 내세우는데 우리가 뭐가 그리 잘났다고 전 세계를 품어 안으려 하는가. 민족주의라는 단어를 왜 거부하는지 모르겠다.
 ―솔직하게 말해달라. 흥행 부담은 없나. `실미도’를 넘어서야 한다는
 ▲흥행보다는 관객의 평가에 더 신경이 쓰인다. 솔직히 `똔똔’만 됐으면 좋겠다. 관객이 얼마만큼 이 영화를 이해해주고, 따라와 주느냐가 관건이다.
 “영화감독이지만 나도 할 말은 하고, 들이대고 싶었다”는 솔직한 화법을 구사하는 강 감독은 누구와 `맞짱’을 떠도 당당할 듯 싶다. 그는 할 말 다 했다. 관객이 그의 말을 어떻게 듣느냐가 남았을 뿐이다.
 결과는 7월13일 알 수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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