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에서 미국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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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에서 미국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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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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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구촌의 공동 이슈 대응을 위해 전 세계가 맺은 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는가 하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등 상대국을 무시하는 태도를 거리낌 없이 노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현격하게 약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이후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결과는 ‘미국 소외’(America Alone)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4일 국제 외교무대에서 미국은 없었다.



◇ 미국 파리기후협약 공식 탈퇴 : 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유엔에 성명을 보내 파리협정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백악관 로즈가든 연설에서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파리협약 탈퇴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선거공약 중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는 국가고, 파리협약이 경제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자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2차 대전 이후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해온 미국이 책임을 방기했다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 아시아 정상들 방콕회의서 미국 보이콧 : 4일 태국에서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열렸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동맹을 무시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가 역풍을 맞는 장면이 연출됐다.

미국 대표로 참석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 친서를 대독하는 자리에서 방콕회담에 참여한 국가들이 사실상 미국 보이콧을 펼친 것. 아세안 10개국 중 국가 정상이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국가는 개최국인 태국과 베트남, 라오스 등 3국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외교장관을 대신 보냈다.

장관급인 안보보좌관이 대통령 연설을 대독하는 자리에 국가 정상이 꼭 나갈 필요는 없을 터이다. 아세안 정상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EAS에는 3년 연속, 아세안+3에는 2년 연속 불참한 데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중국 주도 RCEP 타결 : 중국은 미국의 공백을 빠르게 메우고 있다. 이날 방콕에선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됐다.

중국 제품의 홍수를 두려워한 인도가 빠졌지만 중국은 세계 GDP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RCEP을 주도했다. RCEP은 당초 미국·일본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항하는 성격으로 추진됐지만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TPP에서 탈퇴하는 바람에 일본도 자연스럽게 중국이 주도하는 RCEP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RCEP 협정문 타결 직후 미 국무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정책의 최우선 순위라며 미국은 해당 지역과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한 나머지 친구들을 잃고 있다. 친구가 줄고 있는 미국, 혼자서는 멀리 가기 힘들 것이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로마 제국, 대영 제국 이래 가장 강력한 세계 제국을 형성했다. 그런 미국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며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잃고 있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석양을 보는 듯하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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