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맞는 겨울, 여전히 춥고 고달프다”
  • 이예진기자
“세번째 맞는 겨울, 여전히 춥고 고달프다”
  • 이예진기자
  • 승인 2019.11.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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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발생 2년 기획시리즈
(중) 아직도 아물지 않은 그날의 상처
흥해실내체육관 이재민 텐트에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이주대책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흥해실내체육관은 세 번째 겨울을 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후 피해를 입은 한미장관맨션 주민 등 많은 이들이 흥해 실내체육관에서 아직도 임시 생활을 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지 2년이 지났지만 체육관에는 200여개의 텐트가 여전히 설치돼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205명이 등록한 실내체육관에는 살던 집이 피해를 입어 계속 지낼 수 없는 이재민들이 옷가지 등은 집에 둔 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실제 체육관에서 거주하는 주민은 50여명이다.

지난 12일 오전 10시께 흥해실내체육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추운게 제일 힘들다”며 입을 열었다. 이 주민은 “오후에는 괜찮지만 저녁이 되면 찬 기운이 체육관을 덮는다. 시에서 받은 손난로 중 하나는 하반신 아래에, 하나는 상반신 아래에 두며 잠을 청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포항시가 매일 손난로 2개씩 제공하지만 제법 추워진 날씨에 밤을 지새우기는 역부족인 것이다.

텐트 입구를 열어두고 반신은 밖에 나온 채 누워있는 주민도 목격됐다. 텐트 하나는 한 사람이 누우면 꽉 찰 정도의 평수이기 때문에 불편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

체육관 곳곳에서는 지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팻말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중 ‘이주만이 답이 아니다’는 구호가 눈에 띈다. 포항시는 피해를 입은 주거지를 등급으로 매겨 북구 양덕동 LH 아파트에 이주할 수 있게 했지만 이주할 여건이 안되는 이들은 계속 체육관에서 머물고 있다.

2년째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최(80) 할머니는 “우리 아파트(해맞이 타운) 사람들 대부분은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 이사했다. 체육관에서 해맞이 타운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나이가 많아 이사할 여력도 없을뿐더러 시에서 제공하는 LH 아파트에 가도 2년 뒤엔 나와야 하기 때문에 엄두가 안난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우리같이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LH 아파트는 교통이 좋지 않다. 정거장도 멀어서 병원 등 가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시가 제공한 LH 아파트는 북구 양덕동에 소재하는데 자가용이 없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생활하기엔 교통편도 좋지 않을뿐더러 근처에 시장, 병원 등도 잘 없기 때문에 실제 피해 주민들의 사정을 모른 채 탁상행정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지난 15일부터도 33개 가구가 포항시가 마련한 임대주택으로 이주를 하고 있다.

포항시가 LH와 협의해 다시 양덕동 임대주택으로 이주를 희망한 이재민들을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기간이 여전히 2년이라 2년 후에는 다시 나와야 하는 상황으로 근본적이 해결책이 전혀 아니다.

2년 뒤에는 임대주택에서 나와 이재민들이 알아서 거주지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이재민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이와 함께 대피소 등록 주민에 한해서 이주신청을 받기 때문에 같은 피해를 본 아파트 주민이어도 대피소에 등록돼 있지 않으면 이주 대상자에 포함이 되지 않고 있다.

한미장관맨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대피소 등록이 안 된 주민들 대부분은 초창기 대피소 인원 초과로 등록을 못 한 경우이다”며 “같은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이지만 등록여부에 따라 이주대책이 적용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의 추진정책이 체계적으로 되지 않으니 이주자 선정에 있어서도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최 할머니는 낯설고 불편한 곳에 이주해 사는 것 보다 스스로 집을 수리해 살고 싶다고 말한다. 할머니는 “나라가 피해를 보상해줘야 하는데 우리가 직접 지붕 등 수리했다”며 “어떤 사람들은 그냥 시에서 주는 아파트에 들어가라고 쉽게 말하지만, 이때까지 살았던 공간을 버리고 가기가 쉽지 않다. 물적인 피해도 힘들지만 심적인 피해도 큰데 대통령은 국민들의 소리를 계속 외면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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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권 2019-11-18 05:28:25
포항은 아직 신경 신경도안쓰이냐??? 비만 많이오면 서울위험해줄까봐 겁나냐??? 에휴 나라가 이따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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