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오징어가 사라졌다… 저동항엔 빈 배만 가득
  • 허영국기자
울릉도 오징어가 사라졌다… 저동항엔 빈 배만 가득
  • 허영국기자
  • 승인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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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어선 싹쓸이 등쌀에 울릉도 대표어종 오징어 씨 말라
10~11월 본격 조업철인데도
울릉지역 채낚기어선 150여척
出漁 포기한 채 항구에 발묶여
오징어잡이 어민들 생계 막막
임금 커녕 유류대 충당도 못해
울릉도 저동항에 오징어잡이 어선들이 출어를 포기하고 항구에 정박한 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울릉도 대표어종 오징어가 사라졌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오징어다. 하지만 올 성어기 철에는 그 명성을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오징어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울릉 섬 어민들은 예년 이맘때면 본격적인 오징어 조업철 이지만 올들어 울릉·독도 인근에는 오징어 어군이 전혀 형성되지 않아 울릉지역 150척의 오징어채낚기어선 대부분이 출어를 포기한 채 마냥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한때 가장 흔한 어종으로 서민들의 인기를 받았던 오징어, 바닷고기 어획량의 30%나 차지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동해어업전진기지로 지정된 울릉도 저동항과 섬지역 항포구에는 성어기인 지난달 1일부터~지난 17일까지 울릉수협에 위판 된 오징어는 40척이 출어해 2000급(5000kg)을 잡는데 그쳤다. 성어기인 47일 동안 출어한 어선 한 척당 평균 수익은 17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 외국인 선원 1명당 200여만 원의 월급은 고사하고 유류대 충당도 어려운 실정이다.

울릉도 어민들은 이맘때 잡은 오징어 조업으로 1년 생계를 유지해 오고 있지만 올해처럼 오징어가 안 잡히는 해는 처음이라고 한다. 김해수(61·광명호·20t) 오징어채낚기어선 선주의 하소연이다. 김씨는 올 10월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오징어 위판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달 들어 저동항 150여 척중 지금까지 3척만 출어했다. 3척은 총 250kg의 오징어를 잡아 283만9000원의 수익이 전부다. 척당 100만원도 안된다.

바다에 오징어가 없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울릉수협에 따르면 2년 전인 지난 2017년 10월 1일~11월 10일 까지 1249척이 출어해 25만7183.5kg의 오징어를 잡아 26억4761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보다 무려 57배나 많이 잡았고 수익도 66배나 많았다.

오징어가 안 잡혀 울릉도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우 986척이 출어해 24만4542kg을 잡아 24억9375만 원의 소득을 올린 것과 비교해도 올해 오징어 씨가 말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울릉도는 10~11월이 오징어 성어기다. 예년의 경우 저동항 울릉수협위판장에는 성어기 철이면 물오징어를 사려는 수십 명의 중매인이 몰려들었고 어선에서 오징어를 하역하고 위판된 오징어를 손질하고 씻고 운반하는 수백 명의 어민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올해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어민들은 입을 모운다. “수년전부터 중국어선들이 북쪽 대화퇴에서 남하하는 오징어의 길목인 북쪽 수역에서 그물로 싹쓸이를 하기 때문에 울릉도·독도 동해까지 남하하는 오징어가 없다”는 주장이다.

박일래 저동어촌계장은 “중국어선의 싹쓸이로 오징어 씨를 말리고 있다”며 “울릉 오징어잡이 어민들은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 중·대형어선들은 100만kW~300만kw의 집어등을 밝혀 오징어를 모으고 있다”며 “반면 울릉지역에서 주종을 이루는 9.77t급 어선들은 당국의 집어등 규제로 8만1000kw의 광력이 전부라 중국 어선과는 경쟁도 할수 없다”고 털어놨다.

18일 울릉수협 등 관계청에 따르면 올해 북한 수역으로 들어간 중국어선은 1882척이며, 이중 890척이 오징어가 남하하는 길목에서 싹쓸이 조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징어는 1년생 회유성 어종으로 가을∼겨울에 주로 알을 낳는다. 수온이 올라가는 봄∼여름에는 동해 북부 러시아 수역까지 찾아가고, 수온이 내려가는 9∼10월에는 산란을 위해 남쪽으로 회유하고 있지만 올해는 남쪽으로 내려오는 오징어는 거의 없다.

해수부 관계자는 “오징어는 1999년 25만t에서 지난해 4만6000t으로 어획량이 급감해 자원관리가 시급한 어종”이라며 “금어기 연장과 금지체장 확대를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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