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사태, 제2의 천안문 사건 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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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사태, 제2의 천안문 사건 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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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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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1989년 천안문 사건 30주년이다. 중국 대륙에서 홍콩을 제외하고 6.4 천안문 사건을 추념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런 홍콩에서 반송환법 시위가 격화하면서 인민군 투입설이 나오는 등 홍콩의 시위가 제2의 천안문 사건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송환법 시위는 지난 6월 9일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시위 양상이 비폭력 평화시위였다. 그런 시위가 서서히 폭력화하더니 이번 주 들어서는 폭력의 강도가 더욱 세지고 있다.

11일 오전 홍콩 경찰이 쏜 실탄에 시위 참가자 2명이 맞아 그중 한 명이 중태에 빠지자 오후에는 성난 시위대가 친중 성향의 남성 몸에 방화를 했다. 11일 낮 12시 53분 홍콩 마안산 지역의 인도교 위에서 시위대가 친중 인사와 언쟁을 벌이던 중 친중 인사의 몸에 휘발유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중년 남성은 곧바로 상의를 벗어던졌고, 불은 수초 만에 꺼졌다. 이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가슴과 팔 등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시위의 격화로 친중세력과 반중세력이 충돌하면서 홍콩 사태는 사실상의 내전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홍콩 시위대는 이에 그치지 않고 12일 오전에도 시위를 이어갔다. 특히 시위대는 지하철을 집중 공격했다. 이에 따라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사틴역 인근에서는 시위대가 던진 돌로 인해 지하철에 탑승 중이던 수백 명의 시민들이 차량에서 내려 철로 위를 걸어 나왔다. 이 승객 중엔 응급 구조 요원이 제공한 산소마스크를 쓴 노인도 있었다.

시위대는 이뿐 아니라 지하철 차량에 화염병을 던지거나 지하철 차량 운전석에 쇠막대기를 꽂는 방법으로 열차의 운행을 못하게 하는 등 대중교통 방해 운동을 펼쳤다.

전문가들은 홍콩 시위대가 도시를 마비시키기 위해 이같은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위대는 도시를 마비시킴으로써 캐리 람 행정부에 궤멸적 타격을 가해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쟁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베이징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일 수도 있다. 베이징은 지금 홍콩 시위의 폭력화를 오히려 바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인민군 투입의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서다.

실제 홍콩의 시위가 폭력화하자 베이징에서는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다. 관영언론은 인민군을 조기 투입해 시위를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홍콩 전문가들은 홍콩의 사태가 베이징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12일 “시위대가 공공시설인 지하철역을 훼손하고 있다”며 “도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인민해방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도 홍콩 시위는 폭동이라며 홍콩 정부가 질서를 회복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도 홍콩에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홍콩 중문대학 정치학 교수인 윌리 람은 “홍콩 정부가 통행금지를 시행하고, 인민군을 투입함으로써 홍콩의 폭동을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콩 시위대가 계속해서 폭력시위를 벌일 경우, 중국의 개입을 불러와 홍콩시민들이 자유를 박탈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시민들은 지금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시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위가 폭력화함에 따라 인민군 투입의 빌미를 스스로 제공하고 있다.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 자유의 박탈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30년 전 천안문 사건처럼…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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