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적 광기 다룬 ‘크루서블’ 대구 무대에
  • 이경관기자
집단적 광기 다룬 ‘크루서블’ 대구 무대에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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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극단 정기공연
극작가 아서 밀러 대표작
무대·작품의 완성도 위해
극단 원로 배우 3명 섭외
내달 7~8일 대구문예회관
대구시립극단 연극 ‘크루서블’.
대구시립극단 연극 ‘크루서블’.

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최주환)은 제49회 정기공연으로 아서 밀러의 ‘크루서블(The Crucible)’을 내달 7~8일까지 양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 올린다.

아서 밀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떠오른 미국의 대표 극작가로 현대 희곡의 거장으로 칭송받고 있다.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퓰리처상 및 비평가 단체상을, ‘다리 위에서 바라 본 풍경’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미국의 암울한 시대뿐 아니라 개인의 비극적인 삶까지 심도 있게 묘사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크루서블’은 1692년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에서 실제 있었던 마녀재판이 배경이다. 이 작품은 세계 연극사와 영미문학사에서 손꼽히는 수작으로 영화로도 다수 제작됐다.

이 공연은 집단적 광기가 만든 조작된 진실이 인간의 죄의식을 마비시키고 심지어 억압된 개인들의 욕망까지 분출하게 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그러진 집단이 개인을 통제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도가니 속에서, 양심을 지키려는 인물과 악의 힘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인물의 본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이기심이 극으로 치달을 때 인간 존엄에 대한 경의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특별히 홍문종, 채치민, 이송희 세 분의 역대 대구시립극단 훈련장을 섭외했다. 작품의 특성 상 연기력이 뛰어난 노역이 많이 필요한데 시립극단 단원만으로는 모두 충족되지 않아 이에 걸맞은 배우가 절실 했던 게 섭외한 이유다.

연극 ‘크루서블’은 아비게일을 비롯한 세일럼의 소녀들은 장난삼아 한밤중에 숲에서 혼령을 불러내는 놀이를 하면서 시작된다. 이를 목격한 패리스 목사는 금기된 놀이에 대해 추궁하고 이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 두려운 소녀들은 마녀의 마법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한다. 소녀들의 거짓말로 마녀의 존재는 순식간에 진실이 되어 버리고 세일럼은 마녀를 색출해내기 위한 재판을 연다.

극도의 공포 속에서 마을사람들은 점점 격앙되고 자신의 안위와 이기심을 위해 거짓 고발과 위증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처형된다. 프록터와 불륜을 저지른 아비게일은 이루지 못한 사랑이 프록터의 아내 엘리자베스 때문이라고 여겨 질투와 증오심으로 복수하기 위해 그녀가 마녀의 사주를 받았다고 거짓 고발한다. 프록터의 하녀 메어리 역시 아비게일의 보복이 두려워 위증을 하고 엘리자베스는 감옥에 갇힌다.

프록터는 아내를 위해 자신의 불륜을 고백하고 아비게일의 거짓을 폭로해 마녀의 실체를 밝히려 한다. 하지만 마녀재판이라는 이유로 무고한 사람들에게 교수형을 선고한 댄포스 부지사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알고 자신의 명예를 위해 진실을 은폐하고자한다.

한편 이 공연을 위해 대구교육박물관 김정학 관장이 번역으로 참여했다. 그는 다양한 공연 경험과 더불어 25년간 방송 프로듀서를 지낸바 있다. 그리고 공연에 앞서 번역자로서 관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최주환 예술감독은 “명작이 갖는 힘은 동시대성에 있다”며 “이 작품 또한 시대를 초월해 지금의 우리에게 진지한 성찰을 요구한다”며 “관객들은 명작의 힘에 감동을 받음과 더불어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가치관에 대하여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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