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소화기관 특성과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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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소화기관 특성과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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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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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재의 馬 이야기

말은 비반추 초식 동물로서 소와 양처럼 반추(되새김질) 동물의 소화기관과 달리 여러 가지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말에게 올바른 사양 관리를 위해서는 말의 소화기관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의 소화기관은 입, 인두, 식도, 위, 소장, 대장, 항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화기관은 사료를 섭취하여 분쇄하고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간과 췌장은 소화 효소를 생성하고 분비하는 소화 보조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소화란 소화기 근육의 운동, 소화효소의 작용 및 미생물 발효 등 일련의 과정이 협동하여 영양소는 몸에서 흡수하고 찌꺼기는 몸 밖으로 배설하는 전 과정을 말한다.

먼저 말의 입술은 혀와 함께 사료를 집고 입 안으로 넣는 역할을 한다. 말은 상악골이 하악골보다 넓기 때문에 저작(씹는 것)으로 인해 위쪽 치아의 안쪽, 아래 치아의 바깥쪽이 마모되어 날카로운 부분(hock)을 형성하게 되어 윗몸과 혀에 상처를 입혀 사료를 충분히 씹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그로 인해 정상적으로 사료를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호크를 가능하면 정상적인 이빨의 모양으로 만들어주는 것을 정치(floating)라고 하는데 말을 관리하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치아 검사를 해주어야 한다. 또한 말의 치아에는 낭치라고하는 이빨이 제1전구치(앞어금니) 바로 앞에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치아가 아닌 일종의 덧니 같은 것이다. 이런 낭치는 말의 재갈받이를 방해하기 때문에 발치를 해 주어야 한다. 말의 치아는 사료를 먹고 씹는 기능 이외에 말의 연령 감정에도 이용되고 있다.

인두는 구강에서 식도로 넘어가는 관문으로 공기가 기도로 넘어갈 때도 인두를 통한다. 따라서 인두는 음식물은 식도로 보내고 공기는 기도로 통과시키면서 교통정리를 해주는 역할을 한다. 구강의 입천장에 있는 연구개는 식도에서 음식물이 역류하는 것을 방지해 준다.

식도는 입과 위를 연결하는 관으로 총길이는 약 150 cm 정도이고 식도에는 윤상근이 있어 이 근육들이 순차적으로 수축하면서 위 방향으로 연동운동(지렁이가 굴러가는 형태의 운동)을 통해 입 안에 있는 음식물을 다음 소화기관인 위로 운반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식도와 위의 연결부위에는 괄약근이 있어 위 안에 들어온 음식물이 역류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이로 인해 말이 반추 및 구토를 못하는 것이다. 또한 말의 식도는 콧구멍을 통해 위관튜브를 삽입할 때 주요 통로로 이용되며, 가끔 당근이나 사과 등을 잘게 썰어서 먹이지 않을 때 혹은 급하게 먹는 습관을 가진 말의 경우에 식도가 막혀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말의 위는 초식동물의 위와 다르게 J자 모양의 한 개의 위로서 횡격막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는데 위의 용량은 약 15 L로서 전체 소화기관 용량의 약 9~10%를 차지하고 있다. 위는 말 체격에 비해 용량이 적고 구토 및 반추(되새김질)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양관리 시 많이 먹이면 위의 확장으로 인해 위가 파열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기울려야 한다. 또 말의 위는 위 내용물이 2/3 이상 채워지면 음식물의 소화 여부(정상적으로 물리적 운동과 효소[위 내용물은 위벽을 자극하여 위산(염산)과 펩시노젠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 분비]의 화학적 작용에 의해 유미즙 형태로 만듬)와 상관없이 다음 소화기관인 소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러므로 다량의 사료를 급하게 섭취할 경우 사료가 위에서 충분하게 소화되지 못한 채 소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소화불량 등을 예방하고 소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사료를 한꺼번에 급여하지 않고 소량씩 자주 급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말의 소장은 크게 십이지장, 공장, 회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길이는 약 21 m 정도로서 총 소화기관 용량의 약 30%를 차지하며 대망막이라는 복막에 싸여 말의 좌측 복강의 위쪽(등쪽)에 매달려 있다. 소장은 소화효소(트립신과 아밀라아제, 말타아제, 리파아제)에 의해 음식물을 미세하게 파쇄하는 역할과 잘 소화된 영양물질(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을 소장 벽에 분포된 융모를 통해 흡수(사료 중 단백질의 약 60~70%가 소장에서 소화 및 흡수)되어 장벽을 지나가는 혈관으로 보내고 흡수되지 않은 섬유질 내용물은 맹장으로 내려보낸다. 소장과 관련된 주요 질병은 소장 폐색(장이 막힘), 소장 염전(장이 꼬임), 중첩(다른 장 안쪽으로 말려 들어간 것) 등이 있으며 대장의 질병과 달리 신속하게 진단하여 외과적 처치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말의 대장은 크게 맹장, 결장, 직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말의 복강에는 대부분이 대장으로 채워져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용적을 차지하고 있다. 맹장은 큰 주머니 형태로 용적은 약 30~40 L정도이고 말의 우측 겸부(허구리)에서 앞쪽 횡격막 아래쪽에 이르기까지 걸쳐 있다.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내려온 유미즙(음식물이 소화된 반액상의 장 내용물)과 다량의 물이 맹장에 정체(물창자라고도 함)하면서 맹장안에 있는 세균들이 섬유소를 분해하여 지방산 형태로 흡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말에서 대결장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중복 형태(우복결장, 흉골만곡부, 좌복결장, 골반만곡부, 좌배결장, 횡격막만곡부, 우배결장)를 지니고 있다. 맹장에서 이어진 대결장은 약 3~6 m 길이의 큰 관의 형태로 직경이 부위에 따라 불규칙하여 변이(장의 위치 바뀜)가 쉽게 일어나거나 수분 부족 혹은 내용물이 과다하면 장의 운동성이 감소되고 내용물의 흐름이 정체되어 변비나 폐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맹장 및 결장 내 미생물은 섬유소 분해 작용뿐만 아니라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한 단백질과 전분을 분해한다. 또한 단백질은 대장 내 미생물에 의해 아미노산 혹은 암모니아로 분해되어 미생물 단백질 합성에 이용된다. 미생물의 전분 분해 산물인 젖산이 생성되어 대장 내 pH를 낮추는데 급작스런 대장내 pH 저하는 장내 미생물 조성을 교란시켜 산통 및 제엽염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대장내 미생물 조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분이 많은 곡류사료를 줄이고 조사료(풀) 위주로 급여해야 한다. 소결장에서는 대결장에서 내려온 흡수되지 않은 찌꺼기들을 공 모양으로 뭉쳐 대변을 만들고 직장은 소결장에서 만들어진 대변을 항문을 통해 외부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말의 소화기관은 체중에 비해 위의 용적이 적고, 반추 및 구토를 하지 못하며, 소장에는 장관막이 있지만 대장에는 장간막이 없어 변이가 쉽게 일어나고 해부학적 특성 상 폐색이 용이하게 일어나는 등 다른 초식동물과는 다른 소화기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말의 사양관리 시 무엇보다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어야만 말에서 중요한 소화기 질병인 산통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경북대학교 말(馬)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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