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을 빼앗아간 '손에 쥐어진 총 한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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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을 빼앗아간 '손에 쥐어진 총 한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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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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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지음·송은주 옮김 옮김 l 북스코프 l 9800원

 
 
시에라리온 소년 이스마엘 베아
의지와 상관없이 휩쓸렸던 전쟁
소년병으로의 힘겨웠던 삶 저술
 
 
 1990년대 서부 아프리카에 있는 시에라리온은 내전으로 수십만명이 살해되거나 총상을 입은 `내전의 나라’였다.
 2002년에서야 시에라리온 정부가 내전 종식을 공식 선언하고 정부군과 반군이 소지하고 있던 무기들을 내던졌다.
 하지만 내전이 끝났다고 전쟁을 겪었던 이들의 아픔까지 사라졌을까? 당시 내전에 동원된 소년병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최근 번역 출간된 `집으로 가는 길’(북스코프 펴냄)은 영문도 모른 채 내전에 휩쓸려 총을 들고 싸워야 했던 소년병의 회고록이다.
 래퍼를 꿈꾸던 시에라리온 소년 이스마엘 베아는 12세였던 1993년 눈부신 어느 여름날 친구들과 함께 인근 마을에서 열리는 장기자랑에 나가기 위해 길을 떠났다.
 소년은 이때까지만 해도 전쟁으로 집이 불에 타고 일가친척이 목숨을 잃는 일은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살던 마을이 반군의 습격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었고 눈앞에서 전쟁의 참상을 목격했다.
 엄마 등에 업혀 순진한 미소가 가시지도 않은 채 숨져있는 여자아기, 아기를 부둥켜안고 울고 있는 여성, 빗나간 총탄에 관통상을 입은 사람들….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던 소년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세상에 어떤 해방운동이 무고한 민간인과 어린아이들에게 총을 쏜단 말인가?”라는 물음이 떠나지 않았다.
 소년은 어느날 낯선 군인들을 만나 정부군이 점령하고 있는 마을로 옮겨졌다. 그곳 군인들은, 반군들과 싸울 힘이 있는 소년과 힘센 남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소년에게 총을 쥐어줬다.
 “너희 가족을 죽인 놈을 찌른다는 게 겨우 그 정도야?”라는 고함을 듣던 소년은 이제 시체들이 두렵지 않았고, 경멸하는 마음으로 시체들을 발로 차기도 했다.
 그렇지만 군대 막사에서 잠이 들 때는 머릿속이 휑했고,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마약을 복용했다.
 다행스럽게도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전쟁터를 빠져나올 수 있었던 그는 각국 어린이들의 눈으로 전쟁을 고발하는 국제행사에 참석해 참상을 전했다.
 “어린이들을 괴롭히는 문제는 전쟁입니다. 우리는 소년병이나 짐꾼으로 분쟁에 휘말려들어 여러 가지 고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저는 이제 소년병이 아니라 그저 어린아이일뿐입니다.”
 그는 1998년 미국으로 건너가 유엔 국제학교 고교과정을 마치고 2004년 오벌린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국제 인권감시기구 `휴먼 라이츠 워치’의 어린이인권 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송은주 옮김. 328쪽. 9800원.
 
 
 
물컹한 덩어리에서 영혼의 중심체로
 
영혼의 해부
칼 지머 지음·조성숙 옮김 l 해나무 l 2만2000원

 
 “사람의 머리에 들어 있는 이 물컹한 덩어리는 양기름 덩어리나 사발만한 응고 덩어리 정도의 사고능력밖에 보여주지 않는다.”
 영국 철학자 헨리 모어(1614~1687)는 뇌가 그저 기름 덩어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뇌는 정해진 형태가 없는 축축한 물질이며 복잡한 `영혼의 작업’을 수행할 수없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수많은 뉴런이 얽혀있는 뇌가 세상일을 이해하고 감정을 느끼는데 중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17세기만 해도 모어의 생각이 일반적이었다. 당시에는 뇌보다는 심장에 영혼의 정기가 있다고 믿었다.
 뇌에 대한 인식이 아직 뜨이지 않았을 때 토머스 윌리스(1621~1675)라는 의사는1662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시신을 두고 `영혼의 해부’를 시작했다.
 신경계에 대한 최초의 현대적 조사라는 평가를 받게 된 이 실험에는 유럽을 통틀어 가장 훌륭한 해부학자로 꼽혔던 리처드 로워 등이 참가했다.
 미국의 과학잡지 `디스커버’의 수석 편집장을 역임한 과학 평론가 칼 지머는 이때의 실험 참가자들이 뇌가 인체의 중심이고 개인 자신을 이해하는 중심이라고 생각하며 `신경 중심의 시대’를 몰고 왔다고 평가한다.
 지머는 윌리스가 뇌를 들고 청중에게 “뇌의 복잡한 구조가 어떻게 기억을 형성하고 상상을 일궈내며 꿈을 꾸게 되는가를 보여줬다”고 설명한다.
 윌리스는 두뇌에 대한 자신의 연구를 `신경에 대한 학문’으로 말하며 라틴어로 `neurologie’(신경학)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지머의 `영혼의 해부’(해나무 펴냄)는 윌리스의 삶과 학문적 성과 그리고 뇌를 둘러싼 철학자들의 인식 변화 과정을 다룬 책이다.
 지머는 오늘날 윌리스를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은 윌리스의 제자로, 계몽주의에 큰 영향을 미친 존 로크(1632~1704)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윌리스는 의술의 효과를 이해하는 데 해부와 현미경을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여겼지만 로크는 “해부학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육신의 조악한 부분이나 눈으로도 감지할 수 있는 부분들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봤다.
 결국 150년이 지나서야 신경학자들은 윌리스가 옳았고, 뇌의 해부구조와 화학작용에 대한 연구가 정신의 작용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조성숙 옮김. 488쪽. 2만2000원.  
 
 
`해리포터’완결편 15일 국내 동시출간  
 지난 7월 출간돼 세계 서점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국 작가 J.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완결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한국어판이 15일 출간된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번역 출간해온 도서출판 문학수첩은 “많은 독자들이 고대하던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을 15일부터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동시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번역 저본은 미국 스콜라스틱 판본. 원서가 759쪽에 달해 한국어판에서는 300쪽내외 분량의 네 권(3만4000원)으로 나누었다. 완결편 역시 줄곧 `해리포터’ 시리즈를 번역해온 최인자 씨가 번역했다.
 제3권은 30일, 제4권은 12월10일 잇따라 출간된다. 그러나 제3-4권의 경우 출판 사정에 따라 출간일이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문학수첩 관계자는 전했다.
 초판 발행부수는 권당 25만부씩 모두 100만부이다. 한편 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book.interpark.com)는 `해리포터’ 완결편 한국어판 출간을 맞아 제1-4권 일괄 예약 판매, 해리포터 공식 세트케이스 증정, 할인 쿠폰 제공 등 다채로운 `예약 판매 이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출판인회`이달의 책’조영남 산문집 선정  
 한국출판인회의는 가수 조영남이 인생에서 맞닥뜨린 사랑의 경험담을 풀어낸 `어느날 사랑이’ 등을 `이달의 책’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출판인회의는 조영남의 산문집 `어느날 사랑이’를 문학 부문 도서로 선정한 것을 비롯해 경제경영 부문의 `나쁜 사마리아인’, 인문 부문의 `역사, 길을 품다’ 등 9개 부문, 20종의 책을 11월의 책으로 뽑았다고 밝혔다.
 대중 스타가 쓴 산문집이 소설들을 제치고 문학 부문 책으로 선정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홍기돈 문학평론가는 “삶을 끌어안으려는 태도가 글을 대하는 첫걸음이라고 한다면 요즘 나오는 많은 소설들은 함량 미달”이라면서 “그 반대편에 있는 산문집이 `어느날 사랑이다’ 문장 운영도 능수능란하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문학 부문에서는 선정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지리라 생각한다”면서 “문학 현장이 급격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엿다.
 선정된 책은 8월부터 10월까지 초판 발행된 신간을 대상으로 삼았으며 이동철 용인대 교수, 소설가 장정일 등 26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문학 = ▲청동 해바라기(차오원쉬엔·사계절출판사) ▲어느날 사랑이(조영남·한길사) ▲포옹(정호승·창비)
 ◇인문 = ▲역사, 길을 품다(최기숙 외· 글항아리) ▲아담의 배꼽(마이클 심스·이레)
 ◇경제·경영 =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의 대화법(수잔 베이츠·더난출판) ▲나쁜 사마리아인(장하준·부키)
 ◇사회과학 = ▲위기의 학교-영국의 교육은 왜 실패했는가(닉 데이비스·우리교육) ▲그들은 왜 남을 무시하는가(하야미즈 도시히코·은행나무)
 ◇자연과학 = ▲먼지(한나 홈스·지호출판사) ▲영화 속 지형 이야기(양희경·장영진·심승희·푸른길)
 ◇어린이 =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이세 히데코·청어람미디어) ▲집으로(송영·청어람주니어) ▲이우평 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나라 지리 이야기(이우평·대교출판) ◇청소년 = ▲왜,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질까(수전 퀸란·다른) ▲미스터 핍(로이드 존스·대교베텔스만)
 ◇대중문화와 예술 = ▲그림 정독(박제·아트북스) ▲아름다운 책 이야기(이광주·한길아트)
 ◇실용 = ▲How Wine: 세계 최고의 소믈리에에게 배우는 와인 맛보는 법(엔리코베르나르도·나비장책) ▲의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몸의 비밀(우칭중·부광출판사)
 
 
 
>> 신간
 
 ▲사라진 24개의 관 = 재닛 에바노비치 지음. 류이연 옮김. 미국추리소설서점협회에서 주관하는 딜리스 상 등을 받은 영국 추리소설 작가의 미스터리 작품. 도발적이고 유쾌한 현상금 사냥꾼 `스테파니 플럼’이 등장하는 시리즈물.
 플럼은 옛 고등학교 친구를 쏴 부상을 입히고 달아난 `케니 만쿠소’를 찾아나선다. 쉽게 풀릴 줄 알았던 이 사건은 복잡하게 꼬여만 가는데, 주인공은 장의사로부터 사라진 24개의 관을 찾아달라는 또 다른 의뢰까지 받게 된다.
 시공사. 460쪽. 1만원.

 ▲살바도르 달리風의 낮달 = 홍일표 지음. 1988년 `심상’ 신인상,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얼마나 많은 길을 베어 먹었기에 주둥이가 다 날아갔을까/ 사라진 입술, 뻥 뚫린 목구멍/ 저 캄캄한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길을 헤아리다 보면/ 아직도 가야할 먼 길을/(중략)/ 다시 쿵쿵 발을 내딛는다”(`구두 굽을 갈며’ 중)처럼 삶의 성찰을 적은 시가 여러 편 실렸다.
 천년의시작. 120쪽. 7천원.

 ▲초아 = 김영범 지음. 여주대학 게임엔터테인먼트과 겸임교수가 명성황후 시해사건, 일본의 민족혼 말살 정책 등을 소재로 쓴 가상 역사소설.
 대산. 264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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