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안전의 첫걸음 주택용 소방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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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안전의 첫걸음 주택용 소방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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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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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과 노랑의 단풍잎이 알록달록 뒤엉켜 우리의 마음을 한껏 설레게 하고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인 가을도 어느덧 지나가고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제법 매섭게 느껴진다. 겨울철이 시작되는 11월은 화재 위험이 증가하는 시기로 우리 소방에서는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시기다.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화재 사고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전해지고 있으며, 특히 주택이라는 울타리 안에 안식처가 돼야 할 가정집에서의 화재로 인명피해 소식마저 들리노라면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동절기 장소별 화재 발생 현황 분석 결과 주거(27.3%), 야외(17.7%), 생활서비스(15.3%), 산업시설(14.9%) 등 순으로 나타났으며, 주거시설 중에서도 단독주택의 화재 빈도(59.8%)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가장 편안하고 안전해야 할 우리의 보금자리가 이토록 위협을 받는 것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해결책은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라고 할 수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두 종류의 소방시설을 일컫는데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소화기와 다른 하나는 바로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말한다. 화재 발생 초기에 소방차 한 대의 위력을 발휘해 화세가 크고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막는 소화기는 각 세대별·층별 1대 이상 설치하고 연기와 열을 감지해 경보와 함께 음성으로 대피를 유도하는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방과 거실 등 구획된 실마다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8월 2일 오전 6시경 대구 달성군 한 음식점에서 불이 나 인근 자택에서 잠을 자고 있던 강서소방서 직원이 주민의 “불이야”라는 외침에 자택에 소유하고 있던 소화기를 들고 뛰쳐나가 화재 초기진압에 성공했다. 또 같은달 22일에도 광주 중흥동 한 주택에서 화재 경보음이 울린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소방서에서 출동해 불길을 제압했는데, 당시 2층에 거주하는 집 주인이 가스레인지 위에 계란을 삶던 중 자리를 비운 사이 불길이 번졌지만 감지기가 작동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두 사례 모두 자칫 대형화재로 이어질 뻔한 사고를 주택용 소방시설의 큰 역할로 인해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한 것을 보면 주택용 소방시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 소방청에서 위탁 의뢰한 ‘2018년도 전국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율’ 조사 결과 전국 평균 설치율은 34.8%인 반면 대구는 29.7%로 전국 17위를 기록해 설치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에서는 지난 1977년부터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해 현재 보급률이 96%에 달하고, 영국과 일본 또한 의무화를 실시해 보급률이 80%가 넘어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를 50% 가까이 줄였다고 하니 이보다 확실한 화재보험이 또 있겠는가.

주택용 소방시설의 빠른 설치를 위해 전국 소방관서에서는 다방면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 강서소방서에서도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와 협조해 주택거래 시 주택용 소방시설 의무설치에 관한 안내를 실시하는 한편, 소방관서 원거리 및 소방차량 진입곤란 지역, 소방협력단체와 지역 기업체의 후원 등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나 화재취약계층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무상으로 보급, 설치하고 지역 축제나 각종 대규모 행사에 참여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및 중요성에 대해 알리기 위해 열과 성을 쏟아붓고 있다.

모든 일에는 기초가 탄탄해야 탈이 없듯이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는 가족 수호의 첫걸음이다. 또 우리 소방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국민 스스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사용할 일이 없어야겠지만 경각심을 가져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나와 우리 가족, 내 이웃의 안전을 스스로 확보했으면 한다.

도기열 대구강서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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