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에 발목 잡힌 포항지진특별법
  • 손경호기자
‘필리버스터’에 발목 잡힌 포항지진특별법
  • 손경호기자
  • 승인 2019.12.0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당, 필리버스터 강행… 민생법안 제정 올스톱
의원 100여명, 하루 4시간씩
정기국회 마지막날 10일까지
필리버스터로 법안 저지 나서
지진특별법 등 민생법안 볼모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오명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71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 개의 예정시간 1시간이 지나도록 본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본회의에 필리버스터를 안건으로 상정하자 오후 1시30분에 의원총회를 소집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있다. 방청석의 학생들이 본회의 개의가 지연되자 자리에서 떠나고 있다. 뉴스1

포항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포항지진특별법’이 국회에서 발목을 잡혔다.

흥해체육관의 차가운 마룻바닥에서 2년 넘게 생활하고 있는 포항 지진피해 이재민들은 또 한번 국회를 원망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민생법안 등 200여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신청, 강행하고 나섰다. ‘포항지진 특별법’을 비롯한 각종 민생법안 제정이 올스톱됐다. 상정된 민생법안 가운데서도 ‘포항지진특별법’을 비롯 ‘민식이법’, ‘유치원 3법’, ‘데이터 3법’ 등은 이날 반드시 통과돼야 함에도 제동이 걸려 또 한번 피해 당사자들을 울리게 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당이 계속해서 필리버스터를 고집할 경우 시급을 다투는 민생법안의 처리여부다.

한국당 의원 100여명이 4시간씩 필리버스터를 강행한다면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10일까지 관련법안 표결을 저지할 수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상황이 이렇자 더불어민주당은 1일 다른 야당과 함께 민생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근본 없는 한국당과 더 이상의 협상은 무의미하다”면서 “한국당은 국민의 삶을 인질로 삼고 있다. 처음부터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었고 최소한의 도리마저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바른미래당 오신환 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일(2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하고 패스트트랙 법안은 일주일 간 끝장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오는 10일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상정된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며 “이번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이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따라 계속될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대표는 1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식이법은 애초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민주당이 민생법안을 정치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의 말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혁안과 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의 처리를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생법안을 볼모로 패스트트랙 일정을 지연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결국 한국당이 선거법 상정에 앞선 다른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이번 정기국회 회기 일정을 넘길 경우 해당 법안(국회법 106조 2항)은 다음 임시국회 개의 가능일인 오는 11일이 돼야 표결에 붙일 수 있다. 이 마저도 양측의 합의로 국회가 열렸을 경우다.

이에 따라 패스트트랙 충돌로 인한 ‘식물국회’ 재연,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는 20대 국회는 마지막 정기국회 마비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쓰게 됐다.

한편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규정된 합법적 수단이며 본회의가 개의되면 포항지진특별법, 민식이법, 유치원 3법 등 민생법안부터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홍길동 2019-12-02 11:01:38
어차피 내년에 또 자한당 찍어줌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