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산업 생태계 건전성 저하 우려’
  • 손경호기자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산업 생태계 건전성 저하 우려’
  • 손경호기자
  • 승인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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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보고서 공개 파장
올해 보고서에 문구 처음 명시
원전산업 붕괴 위기 인식 반영
정부정책 변화 마지노선 지적
한국수력원자력(주)한울원전본부.
한국수력원자력 (주)한울원전본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에너지전환(탈원전)정책 보고서에 ‘탈원전이 원전산업 생태계의 건전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는 문구가 처음으로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보고서에는 단 한줄도 거론되지 않았던 이 문구가 올해 처음으로 명시된 것은 한수원도 ‘탈원전’으로 인해 원전산업 붕괴의 위기감을 인식하고 있고 정부 정책에 변화를 주기 위한 ‘마지노선 보고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10월 자체 작성한 ‘2020~2024 중기 경영목표’ 보고서에서 ‘향후 개선할 점’ 첫번째 항목으로 ‘원전 이용률 제고’를 적시했다. 이 보고서에서 한수원은 “2016년 하반기부터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한 설비점검과 개선작업 등으로 인해 계획예방정비가 장기화됨에 따라 원전 이용률이 저조하다”며 “원전 이용률 실적 밀착관리, 계획예방정비 공기 최적화, 종합상황실 운영고도화 등을 통해 원전 이용률 개선에 총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과 원자력국민연대 회원들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1호기 강제폐기 시도 즉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과 원자력국민연대 회원들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1호기 강제폐기 시도 즉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수원의 원전 이용률은 지난 2014~2015년 85%대를 유지해 오다가 2016년 79.7%, 2017년 71.2%, 지난해에는 65.9%까지 떨어졌다. 올 2분기에는 82.8%까지 반짝 상승했으나 3분기에 다시 65.2%로 떨어졌고 4분기에는 58%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한수원은 원전 이용률이 높았던 올 2분기에 영업이익을 8022억 원까지 끌어 올렸으나 3분기들어 원전 이용률이 다시 떨어지면서 35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수원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원전 이용률 제고’를 들고 나온 것은 실적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원자로 등 원전 주기기 생산업체인 두산중공업은 올들어 전 직원 6000명 중 과장급 이상 2400명이 순환 휴직을 시작했고, 지난달 말 임원 20%를 감원 조치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의 수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장착됐고 미국에서 미국 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설계인증을 받은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을 제작한 회사다.

한수원은 이번 보고서에 국내 원전의 높은 기술력과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한해 동안 원전 호기당 고장정지 건수가 한국은 0.17건으로 1위의 안전성을 기록했고 2위 미국(0.65건)과 중국(0.65건)을 비롯해 러시아(1.11건), 캐나다(1.16건), 영국(1.27건), 프랑스 2.53건)보다 월등한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이번 한수원 보고서는 지난해 보고서와 같이 신재생에너지 확대, 원전 해체산업 기반구축,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 등을 주요 전략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나 ‘원전산업 생태계 우려’를 언급했다는 것은 최고의 원전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경영악화를 맞고 있는 것은 국내 원전업계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원전산업 붕괴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원전 이용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아직 경제성을 유지하고 있는 경주 월성1호기의 무리한 조기폐쇄를 멈춰야 한다”면서 “현재 중단되고 있는 울진 신한울 3·4호기도 당장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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