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째 타향살이 영주 국보, 제자리 돌려놔야”
  • 이희원기자
“26년째 타향살이 영주 국보, 제자리 돌려놔야”
  • 이희원기자
  • 승인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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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사 소유 복장유물 불상
보관·관리 문제로 타지 위탁
시민들 ‘반환 요구’ 한목소리
“지역 문화재 구경조차 못해
市 차원 유물관 건립 나서야”
市 “시설·경비 현실적 한계
완벽 보전에 박물관이 최선”
영주 흑석사 소유 국보 제282호 복장유물 불상.

통일신라시대 때 창건된 대한불교 조계종 영주 흑석사 소유의 국보 문화재가 수십 년 동안 다른 지역을 떠돌며 보관,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93년 국보 제282호로 지정된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중 ‘아미타삼존불조성보권문 불조삼경 칠보류 사리 등을 총망라한 흑석사 소유의 복장유물이 26년째 타 지역에 위탁 관리되고 있다.

조계종과 흑석사 등에 따르면 지난 1992년 개금불사(改金佛事) 작업 과정에서 대웅전에 봉안돼 있던 목조아미타불상 몸체 안에서 전적류, 직물류, 기타 복장물 등 40건, 총 81점의 많은 유물들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이들 복장유물이 조선 초기 불교 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높이 평가된다며 지난 1993년 국보 제282호로 지정했다.

하지만 보관 공간 부족 및 관리상의 문제로 당시 불상만 흑석사에 보관하고, 나머지 복장유물은 지난 2002년까지 온양민속박물관에 위탁을 맡겨 관리토록 했다.

그러다가 법인이 운영한 온양민속박물관의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자 2002년 3월 복장유물은 국립대구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졌고 현재까지 이곳에 보관, 26년째 다른 지역을 떠돌아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유물들은 박물관 전시회 등 행사가 있을 때 다른 전시품들과 함께 일 년에 1~2차례 정도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자 최근 영주지역에서는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를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 문화재적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영주시민 A(55·하망동)씨는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를 정작 영주시민들은 구경조차 하지 못한 채 다른 지역을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영주시 등 행정 당국이 나서 국보급 문화재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역 여론에도 불구, 복장유물을 흑석사나 영주지역으로 되돌려 받는 것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국보급 문화재를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 유지, 항온 및 항습 설비 등을 기본적으로 갖춘 박물관 등의 건립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영주지역에서는 대구박물관에 있는 복장유물을 보관 및 전시할 수 있는 ‘성보 유물관’ 건립 추진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찰 및 시민사회 차원에서 많은 돈이 들어가는 관련 예산을 조달하기 어려운 현실이어서 행정 당국인 영주시가 복장유물 반환 및 유물관 건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흑석사 관계자는 “소중한 문화재를 떠돌이 생활을 하게 한 것에 대해 죄인의 심정으로 살고 있다”며 “소중한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관리 및 전시할 수 있는 유물관 건립 등에 영주시가 예산 마련 등에 적극 나서 지역 관광활성화를 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주시 관계자는 “유물이 원래의 위치에 보관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현실적으로 시설 또는 경비 등이 문제 되므로 박물관에 안전하게 보관 되는 것이 보전에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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