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강도시서 ‘산업의 심장’ 배터리산업 메카 도약
  • 이진수기자
포항, 철강도시서 ‘산업의 심장’ 배터리산업 메카 도약
  • 이진수기자
  • 승인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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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지이엠’ 이어 양극재 생산 ‘에코프로비엠’ 가동
에코프로, 15만평 부지 확보·5년 내 1조5000억 투자
포스코케미칼-포항시, 음극재 생산 공장 설립 MOU
GS건설·피엠그로우·뉴테크LIB 등 지역 투자 잇따라
지난 10월 22일 포항 영일만 1일반산업단지에 준공한 에코프로비엠. 이곳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한다. 사진=포항시 제공
에코프로비엠 직원이 제품 생산에 따른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에코프로비엠 제공
포항시는 배터리산업 육성을 위해 11월 18일 ‘차세대 배터리 포항포럼 2019’를 개최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북 포항의 영일만 1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선 에코프로비엠(EcoProBM) 공장을 찾았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11월 포항시 흥해읍 영일만 1산단 내 부품소재 전용공단에 1800억 원을 투입, 6만2300㎡(1만9000평)의 부지에 연간 2만6000t의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공장을 착공해 1년만인 지난 10월 22일 준공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배터리 전문업체인 에코프로(EcoPro)가 2016년 이차전지 소재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기업이다.



◇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 에코프로비엠

이날 찾은 공장은 대규모 생산 설비에 비해 직원은 소수였다.

모든 공정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가동되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의 특징은 자동화 시스템의 최첨단 양극재 생산공장이며 100%에 가까운 국산품에 있다. 또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의 소성로를 갖추고 있다.

안영진 에코프로비엠 포항생산담당 전무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원료 투입부터 제품 생산까지 전공정을 최첨단 물류 자동화 시스템으로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주요 부품 1~2개를 제외하고는 100% 국산품”이다고 했다.

이 회사는 양극재 생산의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28%가 기술 인력이며 앞으로 이를 확대한다.

또 고용량·고출력의 양극재 개발에 중점을 두는 등 이 분야에서 선도 기업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영업 환경도 상당하다.



◇ 배터리산업은 에너지 자원의 혁명

국내시장 석권은 물론 세계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해외 거점을 마련, 1차적으로 일본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유럽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다.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전세계에서 양극재를 만드는 기업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에코프로는 충북 청주에 본사가 있으며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지이엠(EcoProGEM),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이 자회사이다.

비엠과 지이엠은 포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지이엠은 지난해 3월 24일 포항 영일만 1일반산단에 연간 2만4000t을 생산하는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다.

전구체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로 이를 받아 비엠에서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한다.

배터리는 새로운 에너지 혁명의 출발점으로 전기차의 심장이 내연기관에서 배터리로 바뀌고 향후 드론, 항공기, 선박도 배터리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송경창 포항시 부시장은 “포스트 반도체인 배터리산업은 에너지 자원의 혁명이다”고 했다.

에코프로의 포항 투자는 상당하다.

영일만산단에 15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한 가운데 점진적으로 공장을 확대한다. 12월에 에코프로비엠 2공장을 착공한다.

또 특정 기업과 합자회사를 설립해 내년 2월 연간 4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상반기 내 중국 GEM과 합작해 공장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5년 내 에코프로 전체는 18만t의 이차전지 소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이엠과 비엠 공장 건설에 수천억 원을 투자한 가운데 향후 5년간 포항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생산한 양극재는 삼성SDI에 전량 공급된다.

김병훈 대표는 “본사는 청주에 있으나 생산 현장은 포항이다. 포항에 세계 최대의 리튬이차전지용 양극재 공장을 조성할 것이다”고 했다.

에코프로의 대규모 포항 투자는 양극재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을 해외로부터 공급받기 쉬운 영일만항이 있고, 포항시의 적극적인 기업유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포항 양극재·음극재 생산으로 배터리산업 메카

포항시는 에코프로 외에 이차전지 소재 부품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오는 17일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음극재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포항시와 체결한다.

회사는 향후 1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포항은 이차전지에 필요한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명실상부한 차세대 배터리산업의 메카로 도약하게 된다.

또 뉴테크LIB(음극재 생산), 프로그린테크(전해질 핵심소재 생산), SK하이테크놀로지(분리막 생산), GS건설(배터리 재활용), 배터리 팩을 제조하는 피엠그로우가 포항에 들어설 계획이다.

포항시는 한발 더 나아가 국내 배터리 3대 제조사인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관련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이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를 만드는 등 연구인력이 증원되고 포스텍, 한동대, 선린대, 포항대학의 우수한 인력과 포항제철공고, 흥해공고 등에서 현장 인력이 양성된다.

방사광가속기와 포항테크노파크(포항TP) 포항산업기술연구원(RIST) 등 연구개발(R&D) 인프라도 상당하다.

여기에 블루밸리 국가산단과 영일만산단에 이차전지 생산 소재와 완성 배터리 업체 유치로 포항은 향후 ‘배터리 리사이클 및 전기차 생산 플랫폼’을 구축한다.

포항에 △이차전지에 대한 연구개발 △이차전지 소재 부품 생산 △배터리 완성품 생산 △전기차 생산 플랫폼이라는 전주기적 산업체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기업의 잇따른 포항 투자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크게 기대된다.

기본적으로 에코프로는 향후 2500여 명, 포스코케미컬은 550여 명 등 포항은 배터리 관련 전후방 기업유치로 직간접 고용인원 5000명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포항시 투자기업지원과 이문형 팀장은 “포항이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높은 배터리산업 유치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면서 “특히 배터리산업은 한정된 자원의 리사이클링을 통해 순환해 가는 것으로 환경보존과 자원안보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했다.

포항은 7월 24일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산단이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재생)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배터리산업 도시 도약에 날개를 달았다.

지금까지 ‘산업의 쌀’인 철강산업에 의존해온 포항의 산업구조가 이제는 ‘산업의 심장’이라 불리는 차세대 배터리산업이라는 신성장 동력을 추구하고 있다.



◇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날개 달아

포항시는 배터리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 유치와 함께 배터리산업에 대한 다양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11월 28일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주제로 제2회 방사광가속기 기반 신소재 국제 심포지엄에 한국을 비롯해 미국, 덴마크, 호주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앞서 18일에는 글로벌 배터리 선도 도시 도약을 위해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차세대 배터리 포항포럼 2019’를 개최했다.

곽병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배터리, 미래의 산업을 열다’라는 주제를 통해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배터리산업과 함께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전기차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곽 원장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 현황을 파악해 향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배터리 재활용 및 리사이클 분야의 선두기업인 중국 GEM 짱쿤 기술연구원장은 중국 내 배터리 회수 과정과 GEM사의 배터리 재활용 및 리사이클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중국 GEM과 포항시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세계적인 철강사를 만든 유전자를 갖고 있다”며 “배터리산업을 기반으로 한 전주기적 이차전지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향후 전기차 생산벨트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배터리’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돼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수소전지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생산 페러다임이 전환되는 추세다.

특히 전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7년 기준 310만대가 보급됐으며 오는 2040년에는 신차 판매의 55%, 전체 자동차의 33.3%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의 성장도 높아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제2의 반도체’라 불릴 정도다.

2018년 10월 현재 한국과 중국, 일본 기업이 세계 배터리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이며 배터리의 핵심 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이다. 이 가운데 양극재가 40%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국내 반도체 수출 규모는 141조 원, 전기차 배터리 신규 수주액은 110조 원이다.

2050년에는 세계 배터리 시장 규모를 600조 원으로 전망할 정도로 혁신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주요 금속은 전량 수입하고 있다. 국내 현실에서 볼 때 환경보존과 자원안보 차원에서도 배터리산업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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