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재미 다 잡은 ‘내 친구 송아지’
  • 이경관기자
작품성·재미 다 잡은 ‘내 친구 송아지’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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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관 기자의 공연산책] 포항문화재단 복합인형극 ‘내 친구 송아지’
영상·음악 등 다양한 요소 통해
전쟁 참혹함 뛰어넘은 우정 표현
공연 찾은 관람객 800여명 감동
복합인형극 ‘내 친구 송아지’ 중 한 장면.
복합인형극 ‘내 친구 송아지’ 중 한 장면.
복합인형극 ‘내 친구 송아지’ 중 한 장면.
“엉덩이에는 똥딱지가 다닥다닥 붙어있고, 몸은 볼품없이 앙상한 송아지지만, 돌이에게는 그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입니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지난 7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2차례 복합인형극 ‘내 친구 송아지’를 포항시청 대잠홀에 올렸다.

이번 공연은 소설가 황순원의 어린이를 위한 단편소설 ‘송아지’를 원작으로 한 복합인형극으로 토요일 2회동안 800여명의 관객이 찾았다.

이날 공연을 직접 찾았다.

이번 공연은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다룬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이 소년과 송아지의 우정을 다룬 어린이 소설을 각색해 탄생한 복합인형극인만큼 많은 지역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이 찾은 모습이었다.

오전 11시 공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극의 해설을 맡은 할아버지가 무대에 올라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됐다.

복합인형극 ‘내 친구 송아지’는 6·25 전쟁이 있기 얼마 전, 어느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돌이네의 이야기로 펼쳐졌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 돌이를 둔 돌이 아버지는 어느날 우시장에서 똥 딱지가 다닥다닥 붙어있고 몸은 앙상하게 말라 볼품없는 송아지를 사왔다. 친구네 송아지에 비해 볼품없는 송아지의 모습에 돌이는 실망하지만 어느새 동생마냥 살뜰하게 송아지를 보살폈다. 돌이는 엉덩이에 붙은 똥 딱지를 비로 쓸어주기도 하고 콩깍지와 여물도 잘 먹이며 정성스럽게 보살폈다. 뜯어 먹을만한 풀이 돋자, 돌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대로 송아지를 데리고 방죽으로 나갔다가 저녁때가 돼야 돌아오곤 했다. 이렇게 돌이와 송아지는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그 즈음, 전쟁이 일어났다. 돌이는 북한인민군이 송아지를 끌고 가려하자, ‘우리 송아지’라며 맞서 이긴다. 중공군이 몰려 내려온다는 풍문에 온 동네가 피난을 떠나기 시작했다. 돌이네는 피난을 가야했고 강을 건너야 하는 피난길에는 얼음이 얇게 얼어서 송아지는 건널 수가 없었다. 결국 돌이는 송아지 목에 잘 보살펴달라는 편지를 써서 묵어두고 피난길을 떠난다. 강을 다 건널 무렵, 송아지가 고삐를 풀고 달려왔고 돌이도 달려가 강 한가운데서 송아지를 끌어안지만 얇은 얼음장은 그만 꺼져 들어갔고, 둘이 그렇게 서로를 안은 채 강으로 가라앉았다.

복합인형극 ‘내 친구 송아지’는 섬세한 분절인형들의 움직임과 배우들이 직접 들려주는 리코더 4중주로 주인공들의 애틋한 이야기와 극의 서정성을 극대화했다. 이 작품은 전쟁의 참혹함과 이를 뛰어넘는 사랑과 우정을 인형, 오브제, 영상, 음악 등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하며 감동을 전했다.

이날 초등학교 2학년 자녀와 함께 관람한 박미정(41) 씨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소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출연배우들과 인형들의 연기, 다양한 무대적 장치가 효과적이어서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집중한 것 같았다. 좋은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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