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도 없고 김신욱도 없다…이정협에게 주어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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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도 없고 김신욱도 없다…이정협에게 주어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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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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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와 김신욱이 스쿼드에서 빠진 가운데 이정협이 벤투호의 전방에 배치될 전망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메인 스트라이커는 황의조다. 지난해 8월 말부터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그 직전에 끝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하며 김학범호의 금메달을 이끈 황의조(보르도)를 최전방에 배치했고 이후 계속 신뢰를 보내고 있다.

사실 황의조 외에는, 적어도 톱에 위치할 전형적인 공격수는 잘 보이지 않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동원(마인츠),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 등을 번갈아 호출하면서 경쟁을 부추기고 또 시너지 효과를 모색했으나 뚜렷한 적임자가 잘 보이지 않았고 때문에 황의조의 입지는 더 단단해졌다.

이런 흐름에 균열이 생긴 것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부터다. 아시아 국가들의 밀집수비 격파에 애를 먹던 벤투 감독은, 아시아 국가를 효율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강력한 하드웨어를 갖춘 김신욱(상하이 선화)을 불러 들였다. 황의조와 김신욱은 가장 최근에 끝난 11월 A매치까지 대표팀 전방을 지켰다.

그 두 명의 스트라이커가 모두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참가할 수 없다. 이번 대회는 FIFA 주관 대회가 아니라 클럽의 의무차출 규정이 없다. 이런 배경 속에 관심과 기대의 시선은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라 불리던 이정협(부산)에게 향한다. 3연패에 도전하는 팀을 위해서도, 반전이 필요한 이정협 자신을 위해서도 주어진 기회를 잡는 게 중요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이 11일 오후 7시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홍콩을 상대로 대회 1차전을 갖는다. 홍콩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39위로 이번 대회 참가국(일본 28위, 한국 41위, 중국 75위) 중 가장 낮다. 아무리 축구공은 둥글고 방심은 금물이라지만 꼭 잡아야할 팀이다.

한국은 지금껏 4번이나 정상에 오른 동아시안컵 최다우승 국가다. 그런데 안방에서는 유난히 약했다. 2005년 대회에서 한국은 2무1패에 그쳐 최하위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두 번째 개최였던 2013년 대회에도 한국은 2무1패로 3위에 머물렀다. 요컨대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는 단 1승도 없다. 징크스를 깨기 위해서도 홍콩을 꺾어야한다.


아무래도 월드컵 2차예선에서 약체를 상대하는 것과 유사한 양상이 예상되는 경기다. 홍콩은 수비에 집중할 가능성이 많다. 어떻게 그 밀집수비를 뚫어내느냐가 관건인데, 중책이 이정협에게 맡겨질 공산이 크다.

유럽파를 불러들일 수 없는 조건 속에서 벤투 감독은 FW로 이정협 그리고 김승대(전북 현대)를 호출했다. 김승대는 소속팀 전북에서도 선발보다는 조커로 주로 뛰었고, 이정협이 이전에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은 적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정협 쪽으로 무게가 더 기운다. K리그2 부산아이파크 소속의 이정협은 최근 경남FC와의 승강PO에서 좋은 몸놀림을 보이며 팀 승격을 이끌기도 했다.

꼭 공격수만 골을 넣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 해결을 해주는 선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다. 2017년 일본에서 열린 7회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일본전에서 2골을 넣는 등 총 3골로 득점왕에 오른 김신욱의 공이 컸다. 어떤 대회의 정상을 목표로 삼고 있는 팀이라면, 터져 주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이정협이라는 선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15년 1월 호주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이 발판이었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무명에 가깝던 이정협을 과감히 발탁했고, 이정협은 신데렐라처럼 비상해 한국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이정협은 한동안 슈틸리케 감독의 총애 속에서 대표팀 입지를 키워갔으나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감독들이 바뀌면서 자리에서 내려왔다.

약 5년의 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대표팀 이정협’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냉정한 평가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2015년 1월에는 지금보다 더 존재감이 없었다. 스스로는 그야말로 절치부심 임해야할 대회다. 기회는 잡는 자의 몫임을 ‘전직 신데렐라’ 이정협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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