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에 묻힌 ‘포항지진특별법’
  • 손경호기자
‘민식이법’에 묻힌 ‘포항지진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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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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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이재민들, 밤 늦도록 기다렸으나 국회 본회의 통과 끝내 물거품
“한국당이 필리버스터에 포함시키지만 않았더라도 통과됐을 것” 분통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2020년도 예산안을 상정하려 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아들공천’을 외치며 발언대를 점거하고 있다. 뉴스1

‘민식이법’, ‘하준이법’만 있었지 ‘포항지진특별법’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가장 시급한 민생법안인 포항지진특별법은 국회 본회의에서 이름도 한번 거론되지 못한 채 하염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에 마련된 포항지진 이재민 대피소에서 생활 중인 주민이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에 마련된 포항지진 이재민 대피소에서 생활 중인 주민이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포항시민들은 지난 10일 다른 법안은 몰라도 포항지진 특별법만큼은 반드시 국회 본회의에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며 밤늦게까지 기다렸으나 끝내 물거품됐다. 이날 흥해체육관 차가운 마룻바닥에서 숨죽이며 기다렸던 지진피해 이재민들은 국회와 정부의 배신감에 또 한번 눈물을 흘렸다.

포항지진특별법 등 199개 안건은 당초 지난달 말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별다른 일이 없었으면 벌써 통과됐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민생법안이며 비쟁점법안인 포항지진특별법 등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 여야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11일 현재까지 법안 처리가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포항지진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한 원인은 민주당보다 한국당의 책임이 더 크다.

한국당이 처음부터 민식이법과 같이 포항지진특별법을 필리버스터로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이날 함께 상정·처리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당은 핵심 민생법안이었던 포항지진특별법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이날 민생법안이 아닌 청해부대와 아크부대 등의 파병연장 동의안, 각종 국제협약 비준 동의안 등 12건이 상정·처리된 것으로 봐서 한국당이 처음부터 포항지진특별법을 필리버스터에 포함시키지만 않았더라도 통과됐을 것이다. 포항시민들이 민주당보다 한국당을 더 못마땅해 하는 이유다.

문제는 포항지진특별법이 언제 처리되느냐 여부다. 지금과 같은 국회 분위기라면 연내 통과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한국당의 반발 속에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협의체가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과 예산부수법안 등을 기습처리하면서 국회가 파행됐다. 11일 열릴 예정이었던 본회의마저 무산돼 포항지진특별법 처리는 하염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이러한 가운데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임시국회와 관련, “본회의에 선거법개정안, 검찰개혁안을 비롯 어제(10일) 처리하지 못한 민생법안과 예산안 부수법안을 일괄상정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12월 임시국회가 다시 시작된다. 본격적으로 검찰개혁과 선거개혁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편 포항지진특별법뿐만 아니라 유치원 3법과 데이터 3법, 국회법 개정안,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제 도입 관련 법, 청년 정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한 청년기본법 제정안, 일본 수출규제 대응 및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법, 소상공인기본법 등도 처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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