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오천 주민소환제 상생의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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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오천 주민소환제 상생의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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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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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뽑은 시의원 자리에 대한 박탈여부를 묻는 주민소환제 투표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데 대해 포항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행정당국, 시의회, 주민 모두 이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소환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이상 물결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지만 다만 투표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든지 최선의 해결책이 도출돼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빚어진 주민 간 갈등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 주민소환제는 지난해부터 오천읍 일원에 가동 중인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에서 악취, 미세먼지,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발생한다면서 지역 시민단체가 가동 중단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다. 포항시를 상대로 시설 가동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해온 SRF 반대 어머니회는 자신들의 민원에 적극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역구 두 시의원에 대해 주민소환을 청구했다. 이는 여러 차례 요청에도 불구하고 두 의원이 SRF 반대 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이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소환제는 법으로 정한 주민들의 주권행사다. 주민 투표로 뽑은 선출직 공무원이 위법·부당한 행위를 저지르거나 업무수행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주민이 투표를 통해 파면·소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해 유효투표 총수의 과반이 찬성하면 파면이 확정된다. 만약 투표 참여자 수가 유권자 3분의 1에 미달 될 땐 개함을 하지 않게 되므로 두 시의원은 직(職)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 93번 주민소환제가 실시돼 이 가운데 8번 투표가 진행됐으며, 2명의 시의원이 직을 상실했다. 광역 화장장 유치에 동조했다는 것이 소환 이유였다. 주민소환제가 당초 목적과는 달리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흐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주민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법에 기대다 보면 주민 간 갈등의 골이 회복불가 상황으로 깊어질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오천읍의 경우도 주민소환제 투표가 어떻게 결론이 나든 그 후유증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찬성 투표가 과반이 넘어 두 시의원이 직을 잃으면 그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있을 것이며, 투표 참여자가 적거나 반대 표가 많아 직을 유지하게 되면 소환을 추진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어느 쪽이든 주민 간 첨예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애초에 사태가 확대되기 전에 대화와 양보를 통해 최선은 아닐지언정 차선의 방법을 강구했어야만 했다. 주민들도 해당 시의원들도 해결책을 찾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오천읍 주민소환제는 이미 지난 13, 14일 사전투표에 들어간 데 이어 오는 18일 본투표가 실시된다. 이제 본 투표를 앞둔 시점에서 주민갈등 봉합과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이 가장 현명한 일인지 유권자인 주민들의 심사숙고와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또한 어떤 결과가 도출되든지 극한 대립을 피하고 주민들이 서로 가슴을 열어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상생방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초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포항시도 강 건너 불구경 할 게 아니라 사태의 해결을 위해 적극 중재하고 해결책을 찾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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